[기자의 눈] 회사채 담보대출 첫 시도한 한은…효과는 ‘글쎄’

오피니언 입력 2020-04-21 13:15:18 수정 2020-04-21 13:16:54 윤다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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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윤다혜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은행이 아닌 증권사와 보험사에도 일반기업 우량 회사채(신용등급 AA- 이상)를 담보로 10조 원의 특별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다음달 4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진행하고 대출기간은 최장 6개월이다.


한은이 증권사와 보험사를 상대로 직접 대출을 하는 건 처음이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자금난에 빠진 증권사 등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법 80조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중대한 애로’가 있으면 정부의 의견을 들은 후 한은이 금융업 등 영리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있다.


증권·보험업계에서는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출은 우량등급 AA- 이상 회사채 담보만 국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는 주식회사 즉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채무이행 능력에 따라 AAA부터 D까지 신용등급을 부여받는다. 투자적격 회사채는 우량회사채(AAA~A-)와 비우량회사채(BBB+~BBB-)로 구분된다. 한은은 우량회사채에서도 AA-부터 가능하도록 한정했고, 증권사들의 AA-이상 채권 보유량은 적어 이용이 제한적이다.


앞서 한은은 유동성 공급을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국채·공공채·은행채를 시장에서 매입했다. 한은이 확대해 준 채권은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채권으로 증권사는 이미 파는 등 보유량이 적다. 증권사가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 등을 대량 처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량 회사채보단 투자부적격 채권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문제나 담보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최근 부동산 등을 담보로 발행한 ABCP 차환에 실패해 자기 돈으로 자체 매입한 바 있다. 이달 만기 도래하는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규모는 13조7,000억원이다.


한은이 지금 시중에서 문제되는 채권을 증권사에 직접 사주거나 담보로 잡지 않는 한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또 대출 최장기간은 6개월로 하고 있는데, 보통 국공채를 대부분 갖고 있는 보험사는 해당도 안 된다.


한은은 중앙은행의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담보 범위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시도했지만, 담보 범위가 좁아 유동성 리스크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yun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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