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전 ‘사내 갑질’ 또 터졌다…김종갑 사장 입 열까

[서울경제TV=정순영 기자] 한국전력공사에서 부장급 ‘갑질’ 폭로가 또 터져 나왔다. 창사 이래 갑질 폭로가 외부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전 인천지역본부 부장급 간부의 사내 갑질에 시달리던 차장급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감사실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 직원은 가해 부장의 갑질 증거인 녹취본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추가 폭로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전 측은 “인천본부 차원에서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미 해당 간부는 타 지부로 발령 이동된 상태여서 사실상 갑질 신고에 대한 내부 조치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달 28일 알려진 한전 본사 사내 갑질 사건 역시 해당 부장을 지부로 발령내 이동시킨 뒤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한전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대응 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3직급인 한전 차장급 직원들은 노조 가입이 제한된데다 승진 심사에 부장급 간부들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사내 갑질에 매우 취약한 위치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이번 한전 직원의 첫 내부 폭로를 시작으로 그동안 승진에 불이익을 받을까 ‘쉬쉬’ 해왔던 차장급들의 익명 폭로가 줄을 잇고 있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상에는 ‘해외사업처 출신 배전부장’, ‘본사 송변전 부장’ 등의 직급이 거론되며 심각한 사내 갑질을 당해왔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좀처럼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던 한전의 사내 갑질 문제들이 하나둘씩 터져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과거 부장 승진심사 기간 동안 추천권이 있는 현직 부장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접대를 하러 전국을 돌아다니거나, 직원들이 조를 짜 돌아가며 부장급들의 식사나 술 상대를 해주는 일명 ‘밥 당번’ 문화 등은 이미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차장급 노조를 결성하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 측은 아직까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한전 측은 “향후 갑질 근절을 위한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온라인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의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이미 예상된 탁상공론식 시나리오”라는 자조 섞인 말일 나오고 있다.
특히 ‘공기업 청렴사회협의회’ 의장을 맡고있는 김종갑 한전 사장은 “대한민국 전 부문 청렴문화 확산에 앞장서자”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도를 점검하는 등 공기업 반부패 논의에 앞장서 왔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한전 간부가 쓴 것으로 보이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게시물/ 사진=블라인드 캡처]
심지어 부장급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간부가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글은 한전 직원들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회사 돌아가는 꼬락서니 아름다워질 듯’이라는 한 게시글에서 해당 글쓴이는 “이제는 아래 직원이 일을 못해도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안 되는 것들은 두들겨 패서라도 계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니 이 사단이 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예전엔 저것보다 더한 행위도 허다했고 그럼에도 신고하니 마니 하는 멘탈 약한 애들은 없었다”며 “본사에서 처·실장, 부장들이 온화하면 어찌 되는지 보겠느냐, 풀어주면 호구로 보는 것은 다 똑같기 때문에 개판이 날 것”이라고도 적었다.
이를 두고 커뮤니티 내 한전 직원들은 “본사 간부들의 사고방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글”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 앱에는 ‘한전 사내문화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폭로글이 게시됐다. 피해 직원은 폭로 게시글에서 “결재 과정에서 1시간에서 3시간을 세워놓고 ‘새끼야’, ‘야이 씨’ 등 모욕적인 폭언을 수시로 들어왔고, 총 세 차례에 걸쳐 등을 가격당하거나 보고서를 말아 머리를 찍고 밀치는 등 폭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심각한 정신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피해 직원은 “노조도 없는 차장이 본사에서 혼자 싸우는 것은 두렵지만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어 맞서 싸울 예정”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대해 한전 본사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다 같이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해당 폭로글이 온라인 상에 확산되자 가해자로 지목된 본사 부장은 “회사 생활이 많이 남아있는데 잘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보고서를 머리를 찍은 게 아니라 본인이 머리를 들이민 것이고 등을 때린 것이 아니라 그냥 손을 얹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국감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 고용노동부 및 관련기관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경우 2014~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총 10명이 업무상 정신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호소했고, 이 중 7명의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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