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제3인터넷은행, 오매불망 ‘네이버’

증권·금융 입력 2018-12-21 18:30:00 수정 2018-12-21 18:30:00 이아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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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월 인터넷은행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인터넷은행 소식이 잠잠했죠. 그런데 지난 1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내년 3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5월 중 예비인가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하면서 다시 논의에 불이 붙은 모양새입니다.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은행업 경쟁도 평가’에서, 은행업은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으로 결론 내린 것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제3인터넷은행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금융증권부 이아라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이기자, 구체적으로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이 있나요. [기자]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관련 부서를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곳은 키움증권 한 곳입니다. 키움증권 관계자에게 확인해봤는데요, “내부 준비는 어느 정도 된 상태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회사들과 협상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방식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요. [기자] 키움증권은 지분 투자 방식이 아닌, 경영 참여 방식으로 컨소시엄 구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우리은행이 K뱅크, 그리고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은행 인가에 참여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인 거죠. 키움증권이 제3인터넷은행에 주체가 되겠다는 겁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할 수 있는 기업은 ICT 자산 비중이 50%가 넘어야 하는데요. 키움증권은 이 기준을 충족하는 걸로 보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은행권도 제3인터넷은행에 관심이 많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5대 은행 중 케이뱅크에는 우리은행이, 카카오뱅크에는 KB국민은행이 지분 참여를 하고 있는데 이들을 제외한 신한은행·NH농협은행·KEB하나은행 모두 제3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는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고만 말할 뿐, 한다 안 한다 의사를 뚜렷하게 밝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만약에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한다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했던 것처럼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은행권이 망설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컨소시엄을 구성할 파트너를 고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간단히 말해, 네이버 때문입니다. 복수의 은행권 관계자들은 “은행 모두 제3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할 수 있다면 하는 거고 다른 데랑은 딱히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은행권이 네이버와 손잡고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건 맞지만, 네이버가 이렇다 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상황이라는 거죠. 네이버는 그동안 제3인터넷은행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어 왔는데요. 은행권 관계자들은 그건 “공식 입장일 뿐, 네이버가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은행권 관심은 네이버 하나라는 건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ICT 관련 경쟁력이 네이버보다 뛰어날 것으로 생각되는 곳이 없다는 겁니다. 1기 인터넷은행 때 고배를 마신 인터파크가 제3인터넷은행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미 핀테크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네이버보다 매력적인 파트너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거죠. 한 은행권 관계자는 “만약에 인터파크랑 손을 잡고 내년 제3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았는데, 그다음 해에 다른 은행이 네이버와 인터넷은행을 만들면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 되는 거다”라는 표현까지 했습니다. 지금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2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도입 1년 성적만 봐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죠. 시중은행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네이버 외의 파트너를 선택하지는 않을 거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 여러 패를 다 고려하면서 시기를 보고 있는 거죠. [앵커] 정부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정부도 은행권이랑 비슷한 입장입니다. 애초에 정부가 인터넷은행을 도입하려고 한 취지 자체가, 기존 은행권에 돌풍을 일으킬 ‘메기 역할’을 할 IT기업을 찾는 거였죠. 그런 취지와 현재 1, 2호 인터넷은행 상황을 놓고 봐도, 네이버가 가장 적당하다고 보는 거죠. 금융권 관계자들은 “정부가 계속 하라고 하는데, 네이버가 안 할 수 있겠나”라고 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네이버가 갑의 위치에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정부와 은행권, 여기에 여론까지 네이버를 제3인터넷은행의 유일한 후보로 물망에 올려놓는다면, 관련 규제까지 네이버에게 유리한 쪽으로 풀릴 수 있다는 거죠. 페이나 블록체인 쪽에서 이미 핀테크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서둘러 인터넷은행 인가에 욕심을 낼 필요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또 인터넷은행 관련해 우리나라의 규제나 환경이 안정적인 것도 아닌 상황이죠. 한 마디로 말해서 네이버는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앵커] 내년 1월 17일 인터넷은행 특례법 시행에 앞서 제3인터넷은행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있는 것은 맞지만, 정작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는 네이버를 빼놓고는 뚜렷하게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이아라기자 ara@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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