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리다고 이용할 수 없는 은행이 있다면 믿어지십니까? 보통의 경우라면 갓 태어난 신생아 앞으로도 적금 통장을 만들어 줄 수 있는데요. 만 17세 이하이거나 외국인이면 이용을 할 수 없는 은행이 있다고 합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면 상담 창구가 없는 인터넷은행.
은행 이용에 불편을 겪는 고객이 전화 상담을 시도합니다.
[싱크]
카카오뱅크 전화상담원
“카카오뱅크 OOO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싱크]
카카오뱅크 가입 희망 고등학생
“이제 고등학교 2학년 되는데요. 카카오뱅크에서 계좌 만들고 체크카드 쓰고 싶은데... 어플에서 계속 본인인증을 민증으로 하라는데, 제가 고2라서 민증이 없거든요. 혹시 다른 방법은 없나요?”
[싱크]
카카오뱅크 전화상담원
“고객님 정말 죄송하게도 저희 카카오뱅크에서는 신분증 발급이 가능한 만 17세 이상부터 개설이 가능합니다. 현재로는 대체인증이 없기 때문에 개설이 어렵습니다.”
인터넷은행을 이용하기 위해선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이 꼭 필요합니다.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증으로는 본인 인증을 할 수 없는 상황.
결국 주민등록증을 만들 수 없는 만 17세 미만의 청소년과 외국인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이용할 방법이 없습니다.
반면 시중은행은 주민등록등본과 기본증명서만 있으면 누구든지 계좌를 만들고 체크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국민이라면 누구나 시중은행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고객이 이용하고 싶다는데 왜 인터넷은행은 본인 인증 서비스를 확대하지 않을까.
인터넷은행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설립 초기 때부터 꾸준히 담당 부처에 요청 중이지만, 진행되고 있는 게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담당 부처인 금융위 관계자는 “법무부와 외교통상부가 협조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여권은 외교통상부, 외국인등록증은 법무부 소관입니다.
2015년에 두 은행이 인가를 받았는데, 4년이 된 지금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겁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도 은행과 같은 제1금융권으로 인정하며,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메기 역할’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IT 등 다양한 산업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핀테크 분야 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부처의 협업이 절실한데,부처간 칸막이 행정에 발목이 잡혔다는 지적입니다.
서울경제TV 이아라입니다. /ara@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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