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들 “하반기, 불확실성 높아 달러자산 더 늘릴 것“

올해 초 유망자산으로 달러채권을 꼽았던 고액자산가들이 하반기에는 달러자산을 더 늘릴 것이라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진행한 ‘해외투자 2.0 세미나’ 참석자를 대상으로 설문결과를 진행했다. 설문에 참석한 이들은 예탁자산이 1억원 이상인 고액자산가 260명이다. 설문에 응한 고액자산가들은 “하반기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달러자산으로 대표되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연초에 비해 더 높아졌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58.7%는 하반기에 해외투자를 현재보다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고, 14.6%는 현재보다 50% 이상 크게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포트폴리오를 통한 분산투자 필요성에 대해 확고한 투자철학을 갖고 있는 셈이다. 

설문 결과, 고액자산가 중 64.1%는 하반기에 불확실성의 확대로 달러채권을 포함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추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같은 내용으로 올해 초 실시했던 설문조사 답변과 비교해 안전자산 선호 응답이 10%p 이상 크게 증가한 것이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와 중동정세 급변 등 여러 변수로 인해 고액자산가들이 투자에 더욱 신중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불확실성에 대비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하반기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전체 자산 중 가장 유망한 투자자산으로는 달러채권 등 해외채권형 상품이 꼽혔다. 해당 상품은 연초와 하반기 모두 40%를 넘는 응답률을 보였다. 달러자산 중에는 달러금리형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연초 55.3%에서 58.3%로 증가했다. 

주식 분야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마찬가지였다. 달러자산인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연초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연초 올해의 유망자산을 묻는 질문에 17.1%의 응답을 기록했던 미국주식에 대한 응답이 하반기에는 30.9%로 더욱 많아졌다. 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기업들의 좋은 실적과 달러자산에 대한 신호현상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반기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의 경우 연초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기대 평균 수익률은 연 4.84%였지만, 하반기 기대수익률은 연 4.02%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간 금리역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미국 주식과 달러채권을 포함한 달러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채권팀장 역시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차원에서 안전자산인 달러채권의 편입은 필수가 되는 추세”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달러 채권뿐만 아니라 달러 자산 전체에 대한 투자 매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연기자 wown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