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폐업 증가는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피니언 입력 2020-02-04 09:25:18 수정 2020-02-04 09:25:18 뉴스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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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일본은 최근 음식점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 내 음식점 폐업 건수는 668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앱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음식점에서 식사를 즐기는 소비자의 수는 감소해 왔다. 작년 말에는 망년회생략(忘年会スルー)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샐러리맨들의 외식과 연말 모임은 크게 줄어들어 술을 제공하는 음식점들은 매출 감소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외식에 대한 지출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노동자 임금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 있다. 현재까지 노동자의 명목임금은 소폭 상승한 데 비해 물가상승률은 이를 상회하여 실질임금은 낮아졌는데 2019년 들어서는 실질임금뿐만 아니라, 명목임금도 낮아진 상황이다. 임금이 낮아지면 소비자는 지출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게 되어, 외식비 지출을 줄이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영세 음식점의 경우, 소비세 증세에 따른 시스템 변경 비용이 증가하거나, 아르바이트 등의 인건비 상승에 부담을 느껴 폐업을 결심하는 사례가 늘기도 한다.

음식점의 폐업 증가는 이러한 일본 경제의 현상을 반영하는 현상이나, 소비행동의 변화와 노동자의 임금 감소, 인건비 상승이라는 문제는 외식업계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경기에 민감한 음식업계에서 폐업이 증가하는 것은, 다른 분야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일본 정부는 리먼 쇼크 이후 중소기업 금융 원활화법을 시행하여 의도적으로 자영업 폐업을 막아왔다. 이는 자금회전이 어려워진 중소기업이 은행에 변제조건 변경을 요구할 경우 은행의 금리 감면, 변제기한 연장을 강제하는 것으로 은행은 경영이 악화된 기업에도 지원을 지속해야만 하는  법이었다. 이 법은 기한이 정해진 것으로 2013년 효력을 상실하였으나, 이 후에도 일본 금융청은 은행에 대해 보고의무를 지게 했다. 실질적으로 법률의 구속력이 지속되었는데, 이 역시 2019년 4월 효력을 잃었다. 따라서 이전과는 달리, 거대 은행들은 수익하락으로 인해 대규모 인원감축을 실시하는 상황에서 융자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구감소에 따른 시장의 축소가 심화되고 각 업계에서의 폐업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폐업 당사자들에게 폐업이나 부도는 혹독한 시련일지 모르나, 일본은 현재 극심한 노동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으며, 인재의 적절한 배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급력에 있어 상당한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존속하기 어려운 기업은 정리되고 그 노동자들이 다른 업계의 일손 부족을 채우게 된다면 일본 경제 전체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 있다. 실제로, 폐업 증가 그 자체가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환 박사 / kdhwan8070@naver.com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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