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 사례 훑어보니

증권·금융 입력 2020-06-11 17:13:51 수정 2020-06-11 17:13:51 정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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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앵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과 윤종원 행장의 면담이 성과가 없이 끝난 후 오늘 이사회가 열렸는데요. 이사회 참관을 요구한 피해자들이 참관을 강행하면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고 합니다. 피해자들은 단순한 펀드피해가 아닌 은행차원의 사기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는데요. 피해가 어느 정도 길래 사태가 이 정도까지 확산되는 것인지 정순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순영 기자.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오늘 기업은행 이사회가 열렸죠.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에 대한 선지급 방안이 상정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기업은행은 오늘 오후 2시 반부터 이사회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피해자에 대한 선지급 보상안을 안건으로 상정했습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이 원금의 50%정도를 선보상키로 한 만큼 기업은행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상안을 결정했습니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투자금 중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선지급 하고 이후 자산 회수 시 나머지 투자금도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앵커]

오늘 기업은행 이사회가 열리는 동안 피해 대책위가 참관 투쟁을 벌였죠. 당초 물리적인 충돌까지 예상됐었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대책위는 오늘 오후 1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업은행 펀드피해, 은행장 규탄 5차 집회’를 열고 이사회 참관투쟁을 강행했습니다. 지난 8일 윤종원 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이사회 참관과 발언권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는데요. 간담회가 성과 없이 끝나면서 대책위는 기업은행의 방침과 별개로 이사회 참관을 강행하는 강경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 규탄 집회를 마치고 오후 2시반 쯤 피해자들은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기업은행 본점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과 경비 인력들에 막혀 참관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다만 당초 무력을 동원해 참관을 시도할 경우 은행 측과 충돌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몸싸움 사태로까지 사태가 확산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인데요. 대책위 차원에서 직접 피해 사례들을 공개하기도 했죠? 어떤 내용들입니까?


[기자]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을 모집할 당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날인 외의 사항들을 직원이 직접 체크하는 등의 불완전 판매를 증언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기업은행과 오래 거래를 맺어왔다는 한 투자자는 은행 직원이 임의로 통장에서 돈을 빼내 펀드에 가입하고 직접 서명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원으로부터 집으로 전화가 와 시간이 없다며 가입을 권유했고 입·출금할 때 용지에 도장만 찍어 놓고 가면 된다고 했다는 겁니다. 직원이 “알아서 할까요?” 물어서 “알아서 하라”고 하기는 했지만 알아서 준비하라는 의미였지 알아서 서명을 위조해서 계약을 넣으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또 한 고객은 지난해 2월 13일 펀드에 가입했는데 5일전 미국에서 이미 DLI자산운용사의 대표펀드가 환매유예 됐고, 가입 후 한달 보름 후에 자산이 동결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구글 검색만 해봐도 대표펀드가 환매유예 되는 것을 알수 있었는데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도 은행이 거액의 펀드를 가입시켰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은행지점이 IBK증권사와 기업은행이 같은 데라며 똑 같은 상품이라고 가입시킨 사례도 있었습니다. 수차례 가입 권유에도 망설이니 남편 직장까지 찾아가 위험등급은 무시하라며 독촉해 기입을 했는데, 은행직원인줄 알았던 사람이 나중에 알고 보니 증권사 직원이었고 상품도 IBK투자증권이었던 사롑니다. 


모 회장님이 가입했다가 취소된 구좌가 하나 있어 가입시켜 드린다면서 강권한 사례도 접수됐는데요. 직원이 통장의 잔액을 뒤져서 전화로 상품을 권유하고 회사까지 찾아와 계약서 사인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6개월 단기간의 안정적인 상품이며 문제가 생겨도 선순위 채권으로서 후순위 10% 밖에 안 돼 있기 때문에 손해가 없을 것이라는게 당시 직원을 설명이었다고 합니다.


은행 간부사원이 네 사람이나 쫓아와 가입을 권유한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기업은행 지점장, 팀장, IBK투자증권 모 공단 WM센터 팀장과 센터장이 회사로 방문해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이 날 위험이 없다며 투자를 권유했다고 합니다. 이후 상품계약서를 가지고 재방문해 회사자금 중 거액을 계약했는데 나중에 받아본 증권에 서명된 글씨체는 은행직원이 쓴 것으로 보였다는게 피해자의 주장입니다.


[앵커]

가만히 들어보니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펀드 가입에 지나치게 적극적이었던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불완전판매 수준이 아니라 더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기업은행과 피해자들 간의 협상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기자]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지난주 라임자산운용 펀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가입금액의 50%를 선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하면서 라임 사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스커버리 사태의 기업은행도 부담을 어느 정도는 덜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은행은 투자금의 일부를 피해자에게 선지급한 뒤 미국에서 자산 회수가 이뤄지는 대로 나머지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배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사회가 한차례 연기됐었는데요. 전액 보상 요구의 경우 향후 분조위 절차 등을 고려하면 배임 우려가 있어 이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액 보상은 사기 판매한 상품에 대해서 고려하는 방안인데 아직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판매가 사기 판매인지 아닌지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조만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대책위도 타 은행의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과 연대해 기업은행에 대한 요구안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네 윤종원 행장 입장에서도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긴 힘든 상황이겠지만, 피해자들과의 대화 창구는 계속 열어두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모쪼록 큰 피해없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정순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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