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알뜰폰시장 진출은 '빅피처'
[앵커]
현재 알뜰폰 사업을 하는 국민은행에 이어 토스도 최근 시장 진출을 선언했죠. 다른 은행들도 알뜰폰 사업자들과 손잡고 요금제를 제공하는 등 금융권이 알뜰폰에 관심이 많은 모습인데요.
최근 정부가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융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 전망은 어떤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금융부 김미현 기자와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선 현재 금융권의 알뜰폰시장 진출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먼저 2013년 우체국이 오프라인 유통망이 부족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위해 업체서 출시하는 상품을 대행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 부분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후 2019년 4월 국민은행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같은해 12월부터는 통신사처럼 요금제 설계부터 가입, 고객 응대까지 알뜰폰 사업을 직접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 토스도 알뜰폰 사업체를 인수하며 시장 진출을 예고했습니다.
이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농협중앙회는 알뜰폰사업자와 손잡고 자사 모바일뱅킹 이용자 대상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이 은행들은 현재로서는 직접 진출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알뜰폰 통신비가 저가인 만큼 이에 따른 수익 창출은 크지 않을 것 같은데 금융회사가 통신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기자]
회사마다 각각 다르지만 우선 고객 확보에 큰 목적이 있습니다. 기존 은행고객을 통신과 연계된 서비스로 휴대폰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급여 이체 등 은행과의 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식입니다. 예를들어 국민은행은 청약 관련 상품을 보유한 이용자에게 리브엠 요금을 월 2,200원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또 예전에 알뜰폰은 '효도폰'이라고도 불릴 만큼 고연령층이 쓴다는 인식이 많았는데요. 최근엔 기존 대형통신사들과 통화품질 등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면서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젊은 세대들이 알뜰폰을 주목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통신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이겠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여기에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존 보유한 결제나 신용등급 등 금융데이터뿐 아니라 위치나 취향 등 개인정보가 결합된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특화된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 제공에 더 유리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여러 이점이 많은데요. 하지만 앞서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가 사업을 3년 내로 접지 않았습니까? 사업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일텐데, 금융회사들이 이것은 고려하지 않았겠습니까?
[기자]
네. 앞서 유통업체들이 야심차게 시장에 진출했지만, 2017년 알뜰폰 업체수가 매년 증가한데다, 거대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요금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 악화로 철수했습니다. 이 때 한 유통 대기업의 알뜰폰 사업 누적 영업 손실액은 약 600억원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앞으로 사업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도입된 국내 알뜰폰 시장은 가입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며 지난해 말 1000만명을 돌파했고요. 현재 알뜰폰을 사용하는 MZ 세대 비중도 50%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또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에 대응해 금융회사들은 경쟁이 치열한 금융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금융에 생활 서비스를 접목한 생활금융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입장에서 다양한 비금융플랫폼과의 연계로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 확보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미 해외은행들은 다양한 비금융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을 확보하는 추세입니다.
또 아무리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신 파일러(Thin Filer)’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만큼 통신비 연체 여부 등을 활용해 더 정확한 신용 평가 모델을 만드는 데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금융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앞으로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그런데 국민은행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임시로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다른 은행들은 하고 싶어도 규제가 있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한 여러 이점들 때문에 앞으로 금융권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가속할 거란 전망이 많은데요. 먼저 이 부분은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싱크]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통신사업에 뛰어들면 비금융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융사들이 장점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빅테크사들과 경쟁하고 있어 당분간은 금융권이 알뜰폰 사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앞서 우려하신대로 금융회사들이 이런 혁신사업을 진행하고 확장하려면 규제 완화가 우선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시사하는 등 앞으로 금융권 규제를 덜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은행들의 제도적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위는 실적을 낸 혁신 금융 서비스는 해당 업권의 감독 규정에 부수 업무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부수업무로 추가되면 금융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지 않고 사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70여 개정도로 추산되는데요.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확대를 연일 반대하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과의 상생을 모색하는 방안도 찾아야 하는 게 금융권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금융부 김미현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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