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건전성 지표 ‘빨간불’…충당금 압박 커진다

증권·금융 입력 2023-05-02 19:36:42 수정 2023-05-02 19:36:42 김수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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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수빈기자]

[앵커]

지난해부터 금리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에도 금융권은 올해 1분기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잇따라 내놓았죠. 하지만 대출 연체율 증가하는 등 건전성에는 경고등이 켜진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들어갔는데요. 자세한 내용 금융부 김수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은행들 실적부터 살펴볼게요. 전반적으로 순익이 늘면서 주요 은행들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는데, 연체율도 같이 증가를 했다고요.


[기자]

네,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됐습니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들은 이번 1분기 순익 성장세를 나타냈는데, 경고등이 켜진 연체율에 다들 주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 1분기 연체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모두 상승했습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각각 지난해 4분기 0.22%에서 올해 1분기 0.28%로 0.06%포인트 올랐구요. 하나은행은 0.03%포인트 오른 0.23%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유일하게 0.1%대를 유지했던 국민은행 마저도 0.04%포인트 올라 0.2%로 올라섰습니다.


2019년 4대 은행의 연체율은 0.19~0.3%였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 지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지속된 고금리 기조로 서민과 소상공인 등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며 연체율을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도 0.36%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020년 8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앵커]

시중은행들의 상황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저축은행의 대출 부실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시중은행들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까지도 대출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업계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5.1%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말보다 약 1.1%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으로,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을 말합니다.


저축은행들의 전체 연체율도 1분기에 5.1%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5%를 상회한 것은 2016년 말(5.83%) 이후 처음입니다. 2021년에는 2.51%까지도 떨어졌지만 지난해 3.41%로 반등한 이후 오름세를 유지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연체율이 5%정도대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저신용 대출자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2금융권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한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경기가 둔화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말 2.24%로 2016년 3월 말(2.44%)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앵커]

올 1분기 부진한 성적을 받은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카드사 연체율도 일제히 올랐습니다.


카드사 대출은 특히나 시중은행에서 대출 한도가 꽉 찼거나, 다중채무자들이 빚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카드 연체율은 서민경제의 부실 정도를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입니다.


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0.92%에서 올 1분기 1.19%로,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0.98%에서 1.14%로 오르며 1%를 넘어섰습니다. 신한카드(1.04%→1.37%)와 우리카드(1.21→1.35%)의 연체율도 3개월 새 상승했습니다.


올 1분기 카드사들은 대부분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의 경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3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올 들어 연체 우려가 커지면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크게 키운 영향인데, 앞으로도 충당금을 늘리면 비용으로 처리되는 만큼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에 손실흡수능력 강화 차원에서 충당금을 계속 쌓기를 권고한 바도 있죠. 각 금융권에서 잠재 부실에 대한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1년 새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에만 적립한 충당금은 총 1조7338억원입니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인 6,682억원, 신한금융은 89.4% 많은 4,61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습니다. 그 뒤로 하나금융(3,432억원), 우리금융(2,614억원) 순입니다.


금융권 전 업종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일제히 켜진 모습이라, 충당금 적립 확대 경향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대부분 금융지주들은 충당금을 더 보수적으로 운영하거나, 사정이 안 좋아지면 더 적립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현재 코로나 19 관련 대출 유예 조치 종료와 여기에 부동산 PF 부실, 전세사기 관련 조치들까지도 연체율 악재 요인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이상 연체율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전반적인 금융권의 대출 연체율 상황과 건전성 관리 방안까지 김수빈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kimsoup@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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