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유업계 '주유소+충전소' 사업 급브레이크 …충전 수익성 낮아 ‘지연’

경제·산업 입력 2024-02-20 17:39:07 수정 2024-02-20 17:39:07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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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하는 ‘에너지 복합스테이션 사업’
충전 인프라 설치 큰 돈 들지만 수익 크지 않아 사업 계획 재검토
업계선 "최근 전기차 인기 급속 냉각 분위기도 영향" 분석도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서울경제TV DB]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나가는 사업 진행이 정유 4사 중 2개 사에서 지연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의 수익성이 낮고 최근 전기차 구매 열기가 예전같지 않은 것도 한 영향으로 거론된다.
 

20일 서울경제TV 취재 결과 SK에너지는 전기차 충전 시설 설치 사업이 계획 대비 지연된 상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6월 클린에너지리츠와 ‘친환경 복합 주유소 구조 고도화 사업’ 추진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자사 주유소에 이미 구축한 전기차 충전소 85개소, 충전기 98기 외에 추가 충전 시설을 설치해 나가기로 했다. 클린에너지리츠는 SK리츠가 SK에너지로부터 SK 직영주유소 116개 부지를 인수한 뒤 이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전문기업이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과는 달리 사업 진행 속도는 더디다. 이유는 수익성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자체의 수익성이 좋지 않다보니 SK에너지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서 충전 관련 사업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는 돈이 많이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료가 너무 많이 올라 전기차 충전 수익성이 좋지 않다”며 “충전 서비스를 해도 수익이 많이 안 나오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기차 차주들은 전기 값이 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충전 고객들에게 전기료 인상분을 충분히 전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급속히 식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 됐다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자체에 대한 미래 전망이 예전처럼 밝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에 세운 계획대로 충전기를 설치해 나가기가 부담스러운 분위기란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주유소 10여 개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추가 설치는 지연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낸 ‘2022년 ESG통합보고서’에서 “2023년 11월부터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본격화해 주유소와 전기차 충전소를 결합한 시설을 수도권에 40개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계획 사업의 속도가 나지 않는 상태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아서가 아니라 아직 사업을 준비해 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는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라 충전 수입은 휘발유와 경유 판매에서 나오는 이익에 비하면 매우 작다"며 "정유사나 주유소 입장에서 충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사업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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