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부실정리 속도' 저축은행, 한계 왔나

증권·금융 입력 2024-05-30 17:55:19 수정 2024-05-30 17:55:19 김도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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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정리가 지지부진했는데요.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당국의 경공매 압박도 거세지자, 업계 움직임이 달라졌습니다. 부동산PF 리스크 우려가 커진 저축은행 업계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금융부 김도하 기자와 전화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 PF 리스크 우려에 대해 자기자본과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등을 감안하면 업계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자평해 왔는데요. 중앙회가 어제(29일) 올해 1분기 업계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업계의 올해 첫 분기 실적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저축은행들은 올해 1분기 1,500억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어제(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요. 전국 79개 저축은행들은 올해 1분기(1~3월) 1,543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지난해 1분기(527억원 순손실)보다 적자 폭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저축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총 1조4,0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3,913억원)보다 175억원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수신 규모 축소에 따라 이자비용이 줄면서 생긴 수익으로, '불황형 흑자'인 셈입니다.


저축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2,2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66억원)보다 1,326억원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연체율입니다.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8.80%로 지난해 1분기(5.06%)보다 3.74%포인트 급증했습니다.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치솟은 겁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 연체율은 6.55%로, 불과 3개월 만에 2.25%포인트 상승했는데요. 연체율 상승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걸 볼 수 있습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1.00%, 가계대출 연체율은 5.25%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3.52%포인트, 0.24%포인트 올랐습니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10.32%로, 지난해 말(7.73%)보다 2.5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유동성비율은 227.27%,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2.99%로 나타났습니다.


중앙회는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과 손실흡수 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저축은행중앙회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지만 평가기관들은 저축은행들의 체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확대되면서 저축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습니다.


올 들어서만 저축은행 8곳의 신용평가가 악화한 겁니다.


현재까지 신용등급이 강등된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등 3곳이고,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곳은 다올저축은행과 대신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KB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5곳입니다.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하락 원인은 부동산 PF로 인한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의 움직임이 달라졌다고요?



[기자]

네.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공언해 왔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지고 건전성 지표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부실채권 정리와 경공매 활성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의 부실 PF 채권 정리를 위해 업계 자체적으로 2차 펀드를 2,000억원 수준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는데, PF 부실 자산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조성 금액과 참여 대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 조성 계획을 밝힌 지 보름 만에 1,500억원을 증액해 3,500억원 수준으로 2차 펀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펀드 조성에 참여하는 저축은행도 기존 22개사에서 27개사로 늘었습니다.


아울러 지지부진했던 저축은행의 PF 사업장 정리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금융당국의 부실채권 압박에도 시장 가격이 너무 낮아 만기를 연장하며 금리 인하까지 버티겠다는 태도였는데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당국이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시행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자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경공매 활성화 방안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6개월 이상 PF 대출이 연체되면 3개월마다 의무적으로 경공매를 실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전에는 대출 원금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경공매를 진행하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3개월마다 경공매를 진행하게 되면서 가격 할인도 감수하는 은행들이 생겼습니다.


경공매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직전 경공매의 최저 입찰가를 다음 경공매 시 첫 입찰가로 제시해야 하는데, 3개월마다 이런 방식으로 경공매를 진행하면 사업장 가격은 계속 내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부동산PF 경공매 건수는 32건으로, 이 중 3건이 낙찰됐습니다.


경공매 활성화 방안에 따라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기준이 강화되고 만기 연장 조건이 강화되며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자 저축은행들의 경공매 참여 태도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업계 건전성에 비상이 걸린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경공매 활성화와 자체 상각 등을 통해 부실자산을 조속히 정리해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금융부 김도하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itsdoha.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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