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5대 은행장 연임 전망은?] ②금융사고 발목 잡힌 NH농협·셈법 복잡한 신한·하나
세대교체 이석용 NH농협은행장…대규모 금융사고 발목
전략통 정상혁 신한은행장…연임 가능성 높아
이승열 하나은행장 연임 전망 긍정적…상반기 호실적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한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정기검사 등을 통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금감원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추석 전 은행장 간담회를 통해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대출금리와 총량 개입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연말에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는데, 당국의 이런 행보가 은행장 연임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은행별 전략과 현안, 현 지주사 회장 임기와 맞물려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세대교체 기대 받고 취임한 이석용 농협은행장…금융사고 발목 잡히나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내부 출신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행장은 행장 임기를 시작한 당시 1965년생으로 비교적 젊어진 행장 등장을 통해 기존 은행권 보수적 조직 특성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석용 행장은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농협은행 영업본부장, 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 지주 인사전략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바 있다. 이 행장이 이끈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2,667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98억원 늘어나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행장 임기 내 연이어 터진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제기되면서 연임에 발목이 잡혔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110억원 규모 배임사고, 5월 64억원 규모 부당대출이 발생하는 등 올해만 4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이 행장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 차원 압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7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범농협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강 중앙회장은 윤리경영은 조직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라고 강조하며, 금융사고 발생 시 관련 책임자의 즉시 업무 정지와 함께 중대 사고와 관련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긴 방안을 발표했다. 즉, 횡령, 배임, 부당대출 등 은행 내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내부통제 소홀의 책임을 행장에게 물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올해 말 이 행장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강 중앙회장이 사실상 계열사 대표들의 연임 제한 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내 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통 정상혁 신한은행장…연임 가능성 높아
작년 취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1964년생으로 역대 행장 가운데 가장 젊은 CEO로 꼽힌다. 정 행장은 고(故) 한용구 행장 잔여임기를 수행 중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취임 첫해인 만큼 신한은행 리딩뱅크 수성을 위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었고, 진 회장은 전략통으로 불리는 정상혁 은행장을 선임했다. 정 행장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체제에서 핵심 인물이자, 오른팔로 불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 행장을 5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장으로 꼽는다. 최근 은행권을 뒤흔들고 있는 횡령, 배임 등 금융사고 이슈에서 타은행과 비교해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 정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538억원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 평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연임 전망 긍정적…상반기 호실적
금융권에서는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1조7,50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규모이지만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내년 3월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행장은 함 회장 임기 중 선임된 인사로, 연임을 통해 향후 안정적 조직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나은행은 타은행과 비교해 금융사고 이슈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도 이 행장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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