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허무는 오프라인 유통…"새로운 경험 제공한다"

경제·산업 입력 2024-09-11 17:37:12 수정 2024-09-11 17:37:12 이혜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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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한 온라인몰…오프라인 입지는 하락
팝업·리뉴얼·전시·클래스 등 ‘오프라인’ 강점 부각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만들어 색다른 경험 선사” 강조

[사진=롯데백화점]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최근 10년 동안 온라인 쇼핑, 편의점 등은 급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매장들이 ‘쇼핑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공간을 탈바꿈하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온라인몰, 10년 동안 꾸준한 성장세…점점 줄어드는 오프라인몰 입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소매시장이 연평균 3.2% 성장한 가운데 업태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의 소매시장 변화를 살펴본 결과, 온라인 쇼핑몰, TV홈쇼핑 등 무점포소매가 12.6%, 편의점이 10.4% 성장하며 소매시장 평균성장률인 3.2%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슈퍼마켓은 1.5%, 대형마트는 1.2%, 전문소매점은 –0.4%를 기록하며 시장 평균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

 

소매시장 규모의 경우 지난해 509조5,000억원을 보였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33.3% 커진 수치다. 전체적으로 2~4% 내외로 꾸준히 규모가 확대됐다. 시장점유율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등은 점점 커진 반면, 대형마트 등은 오히려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점유율은 무점포소매가 2014년 11.8%에서 2023년 25.7%로 2배 이상 늘었고, 편의점과 면세점도 시장 영역이 10년 전 대비 커졌다. 특히 온라인쇼핑 시장점유율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2017년 17.3%에서 2023년 31.9%로 7년 만에 84.8% 증가했다. 전문소매점, 대형마트, 슈퍼마켓은 각각 –27.4%, -16.4%, -14.4% 등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축소됐다.
 

[사진=현대백화점]

◇팝업·리뉴얼·전시·클래스…‘오프라인’만의 강점을 내세우는 유통가

 

이처럼 유통 환경과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온라인몰,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시장들의 입지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온라인 매장은 굳이 가서 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마음껏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는 제품 경쟁력까지 갖췄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들은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살리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팝업 행사’가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9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 에서 K패션 브랜드 ‘999휴머니티’ 팝업 행사를 진행한다. ‘999휴머니티’는 2030과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로, 현재 성수동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는 기능성 베개 브랜드 '가누다'와 메모리폼 전문 브랜드 '까르마'를 통합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은 개장 10주년을 맞아 롯데월드몰이 잠실 석촌호수에 거대한 랍스터 풍선을 띄우고, 행사 기간 내 월드파크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40분간 거리 공연을 하는 등 고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매장들의 매출 감소 영향도 있지만,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며 “고객들이 일일이 찾아가지 않아도 가까운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서 유명한 식당이나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설명했다.

 

‘리뉴얼’도 하나의 두드러진 전략이다. 전통적인 백화점의 의미가 100가지 이상의 상품이 있는, 없는 게 없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먹고, 놀고,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15년 만에 식품관 리뉴얼을 시도하면서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시작으로 6월 푸드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선보였다. 개장 한 달 만에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유명 맛집들이 한 데 모여 있어 다양한 먹거리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강점이 발휘된 것이다.
 

[사진=신세계백화점]

백화점과 마트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전국 매장 가운데 매출 1위였던 ‘이마트 죽전점’을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으로 리뉴얼했다. 매장 1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150평의 공간을 오로지 고객만을 위한 ‘북 그라운드’로 탈바꿈하면서 각종 문화 강좌나 클래스도 함께 열고 있다. 롯데쇼핑도 비슷한 맥락으로 지난 5월 수원에 롯데아울렛과 백화점을 결합한 ‘타임빌라스 수원’을 새로 론칭했고, 현대백화점 또한 지난 6일 부산점을 ‘커넥트현대’로 재단장했다.

 

‘전시’와 같은 문화 경험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오는 12일까지 ‘아티스트(ART-ist) 아트 페어’를 진행하고 같은 기간 무역센터점에서 ‘슈퍼컬렉터전(展)’을 개최하며 이우환, 김환기, 박서보 등 블루칩 작가 30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오는 11월 3일까지 아티스트 ‘갈리나먼로’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열고, 신세계는 미국 작가 ‘스털링 루비’ 개인전을 연다.

 

유통 강자들의 생존을 위한 변신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체험과 경험을 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또 하나의 문화가 되고 매출과 성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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