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더 조인다…소득 낮고 기존대출 많으면 한도축소

경제·산업 입력 2025-02-09 08:53:45 수정 2025-02-09 08:53:45 이혜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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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서울경제TV=이혜연] 정부가 200조원(대출 잔액 기준)을 넘어선 전세대출 조이기에 나선다.

올 1분기부터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못 갚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비율을 100%에서 90%로 일괄 축소하는 데 이어 하반기에는 소득 등 세입자의 상환 능력에 따라 보증 한도에 차등을 둔다. 소득이 낮거나, 기존 대출이 많은 경우 전세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차주의 소득, 기존 대출 등 상환 능력을 반영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산정하기로 했다.

세입자는 HUG, 주택금융공사(HF), 서울보증보험 중 한 곳에서 받은 보증을 토대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세입자가 은행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겠다는 약속(보증)을 믿고 은행들은 주택이라는 담보가 없음에도 전세대출을 해준다.

지금까지 HUG는 세입자의 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전세대출 보증을 내어줬다. 임대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수도권 4억원, 지방 3억2천만원까지 대출금의 100%를 보증하고 있다. 3억원짜리 전셋집을 구한 세입자라면 소득과 관계없이 2억4000만원까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세입자가 대출금 2억4000만원을 못 갚으면 전부 HUG가 갚아준다.

이런 구조 아래 은행들은 대출을 풀었고, 세입자들은 전세금의 80%까지 꽉 채워 대출을 받아갔다. 양대 보증기관의 지난해 전세대출 보증 규모는 HF 52조5914억원, HUG 32조9397억원으로 총 85조5311억원에 이른다.

2019년 전세대출 보증 규모는 총 57조1584억원이었으나 5년 새 50%(28조3737억원) 급증했다. 특히 HUG 보증 규모는 2019년 16조8291억원에서 2배 늘었으며, 총 보증 규모가 줄었던 지난해에도 11억원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세자금은 대부분 무주택 실수요자가 찾기 때문에 정부는 그간 본격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는 것을 주저했다. 그러나 전세대출 증가가 전셋값과 집값의 연쇄 상승을 불러오는 상황에서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자 한도 축소에 들어갔다.

먼저 올해 1분기 중 현재 100%인 HUG와 서울보증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HF 수준인 90%까지 낮춘다. 수도권은 90% 이하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보증 한도가 축소되면 은행들은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하고, 금리를 높여 대응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부터는 HUG 전세대출 보증 때도 HF처럼 소득과 기존 대출을 고려해 보증 한도를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전세대출이 서민 주거 안정을 뒷받침한다는 도입 취지와 달리 전셋값·집값을 끌어올리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전세대출 증가는 전세 수요를 증가시켜 전셋값을 높일 수 있고, 임대인은 갭투자로 주택을 구매하기 더 수월해져 매매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전세대출 보증이 3.8% 증가할 때 전셋값은 연간 8.21% 오른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증 축소로 전세대출 금리가 일부 오르면 저소득 서민층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 전세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득이 낮거나 거의 없더라도 HUG 보증을 활용해 상환 능력을 벗어나는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이를 조정하려는 것"이라며 "세입자들이 전세 계약을 맺는 데 문제가 없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유예기간도 충분히 두겠다"고 말했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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