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기자의 heavy?heavy!] 반전의 반전 ‘고려아연 주총’…경영권 향방은

경제·산업 입력 2025-03-30 08:00:06 수정 2025-03-30 08:00:06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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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작 전까지 양측 '상호주 제한' 대응
고려아연, 주총 전 상호주 제한 구조 회복
MBK연합 측 반발…주총장 고성 오가기도
'이사 수 19인 상한' 통과…MBK 장악 저지
MBK 법적 대응 예고…경영권 향방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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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지난 28일 열린 고려아연 제 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총 시작 전부터 ‘반전의 반전’이 거듭됐습니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 끝에 영풍은 의결권 없이 주총이 진행됐는데요. 이번 주총에서는 고려아연이 승기를 잡았지만 MBK연합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향후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주총 개최 하루 전인 27일부터 28일 9시 주총 시작 시간 직전까지 고려아연과 MBK연합은 ‘영풍의 의결권 제한’을 두고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양측은 고려아연-썬메탈홀딩스(SMH)-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에서 SMH의 영풍 지분을 조절하며 상호주 제한 구조를 깼다 회복시켰다를 반복했습니다.

27일 법원은 상호주 제한으로 인한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약 25%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MBK연합은 상호주 제한을 깨기 위한 조치를 취했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라 SMH의 영풍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낮아져야 했습니다.


상법 제369조.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영풍은 당일 개최된 자사 주총을 활용했습니다. 27일 오후 늦게 열린 영풍 주주총회에서 1주당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의했습니다. 신주가 발행되며 고려아연 자회사 SMH의 영풍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끌어내린 겁니다. 

그러자 다음날인 28일 오전 8시 54분 경 고려아연도 발빠른 대응에 나섰습니다. 6억 원 가량의 장외매수를 통해 다시 SMH의 영풍 지분율을 10.3%로 높인 것입니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정기주총은 27일 법원 판결대로 영풍 지분 약 25%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 채 진행됐습니다. 최대주주 영풍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고려아연 측 지분(우호지분 포함)은 34.35%, MBK연합 측 지분은 기존 약 42%에서 약 17%로 크게 줄었습니다.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채 주총이 지연된다는 진행자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의 말에 MBK연합 측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고려아연이 내부거래를 통해 상호주 제한을 복원하고자 주총 시작 시간을 고의로 지연했다는 겁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MBK연합이 제출한 액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검사인 참관 하에 확인하는 과정이 길어져 주총 시작 시간이 지연된 것”이라 해명했습니다.

28일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제51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주총 시작 30분이 채 되기 전에 MBK연합 측이 영풍 의결권 제한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고려아연 측은 “진행해”, MBK연합 측은 “발언권”이라고 단체로 외치며 주총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안건 투표가 진행됐는데요. 이번 주총 안건 중 가장 중요한 안건인 ‘이사 수 최대 19인 제한’이 통과됐습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며 MBK연합의 이사회 장악을 막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사 수 상한제가 통과되며 ‘이사 수 최대 19인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제 방식의 이사 8인 선임의 건’도 상정됐습니다. 해당 안건도 가결되며 MBK연합의 이사회 장악을 막을 장치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8명의 이사 투표에서는 최윤범 회장 측 후보 5명과 MBK연합 측 후보 3명이 선임됐습니다. 전체 이사진은 최윤범 회장 측 11명, MBK연합 측 4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겁니다.

일단 이번 정기 주총으로 고려아연 측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향후 경영권 향방에 대한 예측을 확정하긴 어렵습니다. MBK연합이 오늘 영풍의 의결권 제한에 대해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총에 참석한 영풍 측 대리인은 “자사는 상호주 제한 위법 항소 등을 포함해 불복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해 관련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정관 변경 안건 등이 통과됐습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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