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중화학산업'. 중화학 분야 취재 3년차에 접어들며 비로소 '산업의 근간'인 중후장대 산업의 소중함과 매력을 확인했습니다. "휘발유부터 칫솔까지"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중화학의 핫한 뉴스를 [김효진 기자의 heavy? heavy!] 에서 만나보세요. '무거운 산업'의 이야기를 문과 출신 기자가 '가볍고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이번주는 철강업계에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드리워진 한 주였습니다. 저가 철강제품으로 국내 철강 시장 가격을 교란했던 중국이 철강 제품 감산을 예고하며 철강주들이 일제히 올랐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도 있습니다. 업계 2위 현대제철 노조는 파업을 확대했습니ㅣ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책에는 이렇다 할 긍정적인 변화구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이번주 철강업계 이슈를 정리하고, 철강업계가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지원책들을 알아보겠습니다.
◇ 中 “철강 제품 감산”…철강업계 ‘안도의 한숨’ 국내 철강 시장 가격 교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죠. 중국 저가 제품 유입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철강 제품 생산량을 줄인다는 전망이 나와섭니다. 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훤회(NDRC)는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에서 “철강 공급 과잉을 완화하기 위해 산업 구조 조정을 촉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체적인 생산량 감축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강 기준 연간 5000만톤을 감축할 거라 추측됩니다. 국내 철강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국의 생산량 감축으로 공급 과잉 해소가 기대된다”고 답했습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자동차 강판.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노조 파업 확대·트럼프 2기 관세 협상 ‘난항’ 중국발 공급과잉은 줄어들 전망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노조 파업 문제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조정인데요. 업계 2위 현대제철의 노사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기본급 500% 상승과 1800만원의 경영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사측은 철강업계 악화로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만큼은 지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노조의 잇단 게릴라성 파업에 현대제철은 24일 당진제철소 냉연강판 생산량인 상공정(PL/TCM)파트 직장폐쇄를 단행했는데요. 지난 6일곽 7일 현대제철 노조는 순천공장 파업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순천공장의 냉연 강판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도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는 12일부터 트럼프는 25%의 관세를 모든 국가에 예외 없이 부과하겠다 밝혔는데요. 무관세 적용을 받던 263만톤의 쿼터제는 폐기됩니다. 2월 26일~28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방미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6일~28일 미국을 방문해 미국무역대표부(USTR)과 철강업계를 비롯한 관세 부과에 대해 면담했는데요. 미국의 알레스카 LNG 사업 참여에 뜻을 내비쳤지만 관세 축소를 이끌어내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주 중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USTR을 만날 예정인데요. 한국 철강에 대한 관세 조치 면제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미에 앞서 철강 기업 경영진을 접촉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의 철강 관세 부과책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철강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쿼터제를 적용받던 263만톤의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어 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보장됐던 상태였는데 263만톤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사라져 당장 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미국에 철강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캐나다와 멕시코도 관세 적용을 받게 되는 점에서 정확한 관세 부과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국가기간산업 철강 지켜라”…산업부·정치계 움직임 포착 다행히 국내 철강 산업을 지키기 위한 정치계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국민의 힘이 포항제철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철강산업 지원법안을 조속히 발의하겠다고 밝힌건데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대한민국의 철강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6.7%, 수출의 5.6%를 차지하는 핵심 전략산업”이라며 국가기간산업인 철강산업에 대해 “국가차원의 보호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업계는 산업용 전기 요금 지원과 수소환원제철 관련 연구투자비지원이 공통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지난 5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철강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제2 후판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포스코]
철강업계가 필요한 지원책들에 대한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는데요. 권 대표는 “국회에서 철강산업 지원에 대한 동의가 공통적으로 있지만 지원 법안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다”며 “국가전략·원천기술 새액공제 확대와 국내 철강 공급망 강화를 위한 원산지 규정 확대 등 각종 지원을 개선할 철강산업 지원법안을 조속히 발의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지난 달 관세 관련 동향을 공유하고 예상되는 영향과 대응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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