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기자의 heavy?heavy!] "中 저가공습·美 25% 관세·노조 갈등" 철강업계에 닥친 '퍼펙트 스톰'

경제·산업 입력 2025-03-03 08:00:04 수정 2025-03-03 08:00:04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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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철강 제품에 '골머리'…후판·열연강판 이어 컬러강판 반덤핑 제소
업계 2위 현대제철, 임단협 파생 노사 갈등 장기화
당진제철소 직장폐쇄 이어 서강현 사장 직접 노조 설득 나서
2박 3일 방미길 오른 안덕근 산업부 장관…25% 관세 폭 개선될까 '주목'

[김효진 기자의 heavy?heavy!]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중화학산업'. 중화학 분야 취재 3년차에 접어들며 비로소 '산업의 근간'인 중후장대 산업의 소중함과 매력을 확인했습니다."휘발유부터 칫솔까지"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중화학의 핫한 뉴스를 [김효진 기자의 heavy? heavy!] 에서 만나보세요. '무거운 산업'의 이야기를 문과 출신 기자가 '가볍고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현대제철의 노사 갈등부터 압연강판 반덤핑 조사 개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미국 방문까지 철강업계를 둘러싸고 많은 일이 일어난 한 주였습니다. 오늘은 국내 철강업계에 닥친 퍼펙트 스톰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에 ‘골머리’ 앓는 철강업계…반덤핑 제소 이어져
중국산 저가 철강이 국내로 유입되며 철강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중국 내수 불황으로 과잉 생산된 철강제품이 오갈 데 없어지자 우리나라와 동남아 시장으로 저가 철강 제품들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건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반짝하며 저가 철강 제품 유입도 약해질 거란 전망도 나왔지만 기대만큼 중국 내 건설 경기가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후판만 놓고 봤을 때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021년 33만 7867톤에서 2023년 125만8324톤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제품마다 상이하지만 통상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제품은 국내 생산 철강제품보다 20~3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후판의 경우 판매할 수록 손해인 상황이다”라며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1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저가 철강 공습이 이어지며 국내 철강업계는 다양한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하고 있는데요. 현대제철이 지난해 7월 가장 먼저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진행했습니다.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이에 지난주 중국산 후판에 29.71~38.02%의 관세를 부과해 달라고 기재부에 건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재부가 한 달 내 잠정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면 1~2개월 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게 됩니다. 
이어 산업부 무역위는 일주일 뒤인 28일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현대제철의 반덤핑 조사 신청에 따른 결과인데요.
건설재와 자동차, 가전제품에 쓰이는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동국씨엠도 27일 중국산 컬러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결정했습니다. 열연강판에 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에 대비한 건데요. 중국 업체들이 열연강판에 도금 등 공정을 거쳐 컬러강판으로 우회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겁니다. 

동국씨엠의 컬러강판 제품. [사진=서울경제TV]


그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철강 무역장벽이 낮아 중국 저가 철강 수입 증가에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후판 반덤핑 관세를 기점으로 국내 철강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무역장벽이 하나씩 세워질지 주목됩니다.

◇ 업계 2위 현대제철, 노사 갈등 겹쳐…담화문 통해 노조 설득 나선 서강현 사장 

이런 가운데 업계 2위인 현대제철에서는 노사 갈등이 번지고 있습니다. 임금과 근로시간, 복리후생, 노동 조건 등을 협상하는 임금 단체 협상을 두고 5개월째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건데요.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 기본급의 450% 및 1000만원의 경영성과급 지급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현대차 수준인 기본급 500% 및 1800만원의 경영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지난 11일 전국 사업장 조업 중단 등 총파업, 21일 당진 냉연공장 가동 중단 등 게릴라성 파업 등 노조가 파업을 단행하자 사측은 지난 24일 직장 폐쇄를 단행했습니다. 당진제철소 냉연강판 생산라인 중 상공정(PL/TCM) 파트에 한해서인데요. 직장폐쇄 기간 동안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돼 경제적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임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경제적 압박을 느끼는 일부 노조원, 임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서울경제TV]


직장폐쇄로 기업 측의 손실도 만만치 않은데요.직장폐쇄가 단행된 파트의 경우 냉연강판 전체 공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공정이기도 합니다. 현대제철 측은 이번 부분 직장 폐쇄로 인해 약 27만톤의 생산 차질과 254억 원의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길어진 임단협과 노사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측의 긴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현대제철은 노조가 파업 종료 후 복귀하는 시점에 직장 폐쇄 철회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사진=서울경제TV]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25일 노조의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담화문을 사내 이메일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서 사장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매출 감소와 직결되며 이는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며 직접 노조 설득에 나섰습니다.

◇ 안덕근 산업부 장관 2박 3일 간의 방미 일정…트럼프 관세 정책 해답 나올까

트럼프의 미국 수입 철강 제품 25% 관세 부과 정책 시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덕근 장관의 방미가 미국향 수출 철강제품 관세 정책에 변화구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철강 관세 발효 직전 추가 협상을 통해 한국에 대한 관세를 쿼터제 형식으로 낮춰섭니다. 

27일 산업부가 발표한 안덕근 장관의 방미 일정 관련 보도자료.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의 방미 일정은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간인데요. 28일 산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안 장관은 현지시간 27일 미국 워싱턴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약 1시간 가량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 대상국에서 한국을 면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덕근(왼쪽 첫 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관세 부과 시점을 보름 앞두고 산업부 수장이 미국 상무부와 직접적인 대화를 하는 만큼, 높은 관세 부과책에 대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제시하고, 상대국이 받는 압박감을 활용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식으로 이뤄지는데요. LNG 수입 확대 등 적극적인 협력 자세를 보이는 한국에 대한 관세도 막판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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