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산불 피해 대피한 소똥구리마 돌본다
경제·산업
입력 2025-04-02 14:03:36
수정 2025-04-02 14:03:36
고원희 기자
0개
퇴역 경주마 포나인즈, 먹이 말똥 공급하는 국내 유일한 말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소똥구리마로 유명한 포나인즈가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경북 영양의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으로 이송됐다고 2일 밝혔다.
최악의 산불 사태가 극에 달하던 지난 26일, 경북 영양군에 위치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인근까지 화마가 번졌다. 연기가 자욱한 산속에서 센터 직원들은 관리하던 동물과 식물들의 대피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조류는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생태원 본원으로, 어류와 양서류는 경북 울진에 있는 민물고기연구센터에 보내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사는 유일한 말 포나인즈를 맡아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센터는 퇴역 경주마인 포나인즈가 과거에 지냈던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그들은 5년 전 국립생태원에 기증한 포나인즈를 기억하고 있었다. 한국마사회는 포나인즈가 대피 기간 동안 안정적인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결정했다.
오전 11시 23분 경북 영양읍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포나인즈도 말수송차에 실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으로 이동을 시작했고, 5시간 뒤 무사히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도착했다.
5년 전 포나인즈를 보살폈던 서유진 부산경주자원관리부장과 한국마사회 수의사들이 직접 현장에 마중 나왔다. 직원들은 수송 과정에서 놀란 포나인즈를 다독이며 진정시키고, 이동 중 다친 포나인즈의 상처를 치료했다.
포나인즈는 2019년 초까지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경주마로 활약했으나, 훈련 중 심각한 부상을 입어 은퇴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된 고난도 정형외과 수술 끝에 부상을 이겨냈으나, 다시 경주를 뛰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포나인즈가 은퇴 후 지낼 새 보금자리를 찾을 무렵, 국립생태원이 소똥구리 복원 사업에 필요한 말똥을 구하기 위해 애를 먹는다는 것이 알려졌다.
멸종위기종인 소똥구리는 말똥구리라고 불릴 만큼, 말똥도 소똥만큼 잘 먹는다. 그러나 먹이인 똥이 문제였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소똥에는 항생제와 구충제가 들어있어 소똥구리들이 먹지 않는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연구원들은 소똥구리의 먹이를 찾아 제주도까지 내려가 방목하는 말똥을 찾아 헤맸다. 이런 어려움을 전해 들은 한국마사회는 마주와 상의 끝에 포나인즈를 국립생태원에 기증했다.
퇴역 경주마인 포나인즈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보호센터에서 소똥구리 영양사로 불리며, 소똥구리의 먹이인 말똥을 공급하는 중책을 맡은 국내 유일의 말이다. 잘 먹고 잘 배설하는 게 일인 포나인즈는 국립생태원의 소똥구리 수십여 마리를 먹여살렸다.
현재 포나인즈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승마랜드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포나인즈는 특이한 이력과 온순한 성격 덕에 승마랜드에 온 지 며칠만에 렛츠런파크 투어객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포나인즈가 새로운 환경에서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포나인즈를 세심히 보살필 예정이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작년 말 공주시 소재 목장에서 발생한 말 학대 사건의 마필 중 하나인 유니콘을 입양했다. 24세 고령의 말인 유니콘은 입양처를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국마사회는 유니콘이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한국마사회 전북 장수목장에 새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엄영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은 “한국마사회는 퇴역 경주마 승마대회, 생애주기 말 복지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퇴역 경주마의 복지 증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highlight@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g
관련뉴스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한성USA, 미국 얼타뷰티 매장에 코스메틱 브랜드 입점
- 2피부 고주파 의료기기 '세르프', 아시아∙북미 시장으로 확장
- 3명현관 해남군수 "LPGA 대회 유치는 지역 발전 중대한 기회"
- 4대사이상 지방간 환자의 ‘간암 위험’…예측할 수 있다
- 5"언론저작물도 명확히 보호해야"…정연욱 의원, 저작권법 일부개정안 대표발의
- 6진도군, 하반기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여자 모집
- 7고흥군, 고수온 피해 대응 조피볼락 40만 마리 긴급 방류
- 8유어벳, 덴탈스프레이 이후 멜팅바이오틱스X 개발 성공
- 9보성군, 광복 80주년 기념 음악회 '벌교 칸타타' 14일 공연
- 10중기중앙회, 식품업 고도화 스마트공장 참여기업 모집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