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VIP 문턱 올리고 혜택 강화…"우수고객 지키기 총력"
경제·산업
입력 2025-06-01 08:00:08
수정 2025-06-01 08:00:08
김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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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 구매 기준 상향·전용 서비스 확대

[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내수 침체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업계가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수고객(VIP)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불경기로 신규 고객 유입이 어려운 가운데, 매출 기여도가 큰 VIP를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우수고객 프로그램 '에비뉴엘'을 일부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는 최상위 등급인 '에비뉴엘 블랙'이다. 기존에는 등급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연간 구매 금액 상위 777명으로 범위를 명확히 설정했다. 차별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또한 에비뉴엘 에메랄드 기준을 연간 1억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에비뉴엘 오렌지는 본점·잠실점·부산본점·인천점에 한해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과 함께 우수고객 수가 늘어나자 등급 기준을 지난해에 이어 다시 높인 것이다. 여기에 에비뉴엘 사파이어(8000만원 이상) 등급도 새로 도입해 VIP 등급을 세분화했다. 에비뉴엘 퍼플(5000만원 이상)과 그린(1000만원 이상)은 기존과 같다.
롯데백화점은 등급 기준 강화와 함께 혜택도 확대하고 있다. 본점과 잠실점의 VIP 라운지는 지난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재단장했고, 에비뉴엘 블랙 고객을 위한 혜택 프로그램도 내년부터 전면 재설계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VIP 등급 산정 기준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최상위 '트리니티' 등급 인원을 999명으로 한정하고, 연간 구매 금액 1억2000만원 이상의 '블랙 다이아몬드' 등급을 신설했다. 다이아몬드는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플래티넘은 4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골드는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에메랄드는 8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레드는 4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변경됐다. 신세계가 VIP 기준을 상향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신세계는 VIP 라운지를 점포별로 확장 개설하고, 미쉐린 스타 셰프와 협업한 '파인다이닝'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우수고객 혜택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VIP 기준을 재조정했다. 최상위 '쟈스민 블랙'은 1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쟈스민 블루'는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쟈스민'은 550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백화점 VIP 고객에게는 전용 라운지 이용, 무료 주차, 할인쿠폰 등 기본 혜택과 함께 등급별로 차등화된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백화점들이 VIP 관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들의 매출 기여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VIP 고객 매출 비중은 롯데가 2020년 35%에서 지난해 45%로, 신세계는 같은 기간 31%에서 45%로, 현대는 38%에서 43%로 상승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VIP 매출 비중이 51%로, 업계 유일하게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2020년(42%)보다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경기침체기에는 이들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충성고객으로 분류되는 VIP는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구매력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업체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소비 여력이 약화하고 고객 기반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VIP 의존도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수고객을 장기적으로 붙잡기 위한 백화점들의 전략적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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