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둔화 속 실업률 "착시"…'쉬었음' 청년 늘어난 탓
경제·산업
입력 2025-11-08 08:00:09
수정 2025-11-08 08:00:09
오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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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오동건 인턴기자] 경기 둔화에도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는 현상이 실제 고용 개선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참여를 중단한 인구가 늘어난 데다, 디지털 기반의 구인·구직 매칭 효율이 높아진 영향으로 실업률이 인위적으로 낮아지는 ‘착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대 쉬었음 두 배 증가”…KDI, 실업률 하락 원인은 ‘구조 변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일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둔화했음에도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노동시장 내부에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다.
생산가능인구 대비 ‘쉬었음’ 인구 비중은 2005년 3.2%(123만명)에서 2025년 5.6%(254만명)로 확대됐다. 특히 20대 쉬었음 비중은 3.6%에서 7.2%로 두 배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20대 생산가능인구는 17% 감소했지만 쉬었음 인구는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 관계자는 이를 두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참여 의지가 약화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2024년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 가운데 30.9%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해 정규직 중심의 취업 경쟁 심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구직·채용 매칭 효율 개선 역시 실업률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디지털 채용 플랫폼 확산과 AI 매칭 기술 도입으로 2015~2025년 사이 매칭 효율이 약 11% 오르면서, 동일한 구직자·구인 규모에서도 신규 고용이 과거 100명에서 111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 결과 공공·민간 알선기관을 통한 구직 비중은 2015년 32%에서 올해 71%로 확대됐다.
KDI는 이러한 요인들을 제거할 경우 현재 실업률(2.7%)이 0.6%포인트 이상 더 높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낮은 실업률을 고용 여건 개선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라며 “청년층 구직 의욕 약화가 고착화되면 인적자원 활용도 감소와 사회통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 ‘쉬었음’ 인구 264만명…최근 3년간 18% 증가
이 같은 KDI 분석은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쉬었음 인구는 264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3000명 늘었다. 2022년 223만9000명, 2023년 232만2000명, 2024년 256만7000명, 2025년 264만1000명으로 3년 새 18% 증가한 셈이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4만명), 60대(1만9000명), 50대(1만6000명), 30대(1만9000명)에서 증가했고, 40대·20대·10대 후반은 감소했다. 쉬었음 사유로는 ‘몸이 좋지 않아서’(34.9%)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19.0%), ‘퇴사 후 계속 쉬고 있음’(18.4%) 순이었다.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는 44만7000명으로 전체의 16.9%를 차지했다. 15~29세에서 쉬었음 사유는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34.1%) 응답이 가장 높았고, 전년(30.8%)보다 비중이 확대됐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는 1622만명으로 전년 대비 9000명 증가했다. 활동 상태별 비중은 가사(36.9%), 재학·수강(20.2%), 쉬었음(16.3%), 연로(15.3%), 육아(4.2%) 순이었다.
◇ KDI,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매칭 효율 제고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참여 유인 강화를 위해 단순히 디지털 매칭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가운데 정규직 중심 구조가 강화되면 청년 구직 포기는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KDI 관계자는 “매칭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유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oh199820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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