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원 늘었지만…"임금격차는 여전히 OECD 최악"
경제·산업
입력 2025-09-14 08:00:04
수정 2025-09-14 08:00:04
오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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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오동건 인턴기자]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처음으로 8%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격차도 소폭 줄며 기업 다양성 지수는 3년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성별 임금격차를 기록하고 있고, 민간 기업에서는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는 등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성 임원 확대, 다양성 지수 개선
14일 리더스인덱스가 발표한 ‘2025년 다양성 지수’에 따르면, 전체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6.8%, 2023년 7.9%에서 지난해 8.8%로 늘어났다. 2020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8%대를 기록했다.
여성 임원 수는 1221명으로 전년보다 108명(9.7%) 늘었으며, 같은 기간 남성 임원은 1만3889명으로 196명(1.4%) 줄었다.
이번 조사에는 기존 고용·근속·급여·임원·등기임원·고위임원 항목에 더해 ‘여성 직무 영향도’가 새롭게 포함됐다. 이는 여성 임원이 특정 보직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직무에 포진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여성 평균 급여는 7880만원으로 남성(1억1110만원)의 71.0%를 기록했다. 2023년 68.5%보다 개선된 수치로, 임금 격차가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다. 다양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57점으로 전년보다 1점 상승했다.
올해 다양성 지수 우수기업으로는 매일유업, 영원무역, 삼성물산, 애경케미칼, SK이노베이션, 유한양행, 크래프톤, SC제일은행, NH투자증권, 현대자동차 등 10곳이 선정됐다. 특히 남성 중심 기업으로 꼽혀온 현대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 중심 문화가 상대적으로 강한 기업으로 꼽혀온 현대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이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점이 주목된다"라며 "현대자동차는 등기임원 항목에서 전년 대비 점수가 크게 올랐고, SK이노베이션은 근속연수와 급여 부문에서 높은 개선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OECD 최악의 성별 임금격차
여성 임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OECD에서 가장 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월평균 약 29.0% 적은 임금을 받았다. 2023년 격차(29.3%)도 OECD 평균(11.3%)의 2.6배에 달했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격차 수준은 더욱 뚜렷하다. 호주 10.7%, 캐나다 16.5%, 스웨덴 7.5% 등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30%에 근접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성별 임금 격차와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노동시장 불평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2018년 34.1%였던 격차는 2023년 29.3%로 5년간 4.8%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감소폭이 1.7%포인트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개선 속도는 3배 가까이 빠르다.
문제는 격차 수준 자체가 높다는 점이다. 2024년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여성 23.8%, 남성 11.1%로, 여성 근로자가 저임금 노동에 두배 이상 더 많이 종사했다. 이는 임금 격차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노동시장 지위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민간 기업 격차 확대, 공공기관은 축소
작년 국내 상장법인 등 공시대상 기업의 성별 임금격차를 조사한 결과 전년보다 그 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공시대상 기업 2980곳의 2024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남성 1인당 평균 임금은 9780만원, 여성은 6773만원으로 성별 임금격차는 30.7%였다. 전년(26.3%)보다 4.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남녀 평균임금 모두 감소했지만 여성(-6.7%)의 감소폭이 남성(-0.8%)보다 훨씬 컸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20.0%에서 29.1%로 9.1%포인트 확대됐고, 정보통신업도 30.3%에서 34.6%로 4.3%포인트 늘었다. 금융·보험업 역시 격차가 확대됐다. 도매·소매업(44.1%), 건설업(41.6%), 정보통신업(34.6%) 순으로 격차가 컸다.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업종은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15.8%), 숙박·음식점업(17.7%), 전기·가스업(22.5%) 등이었다.
반면 공공기관은 민간 기업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344개 기관의 2024년 자료를 보면 남성 평균 임금은 7267만 원, 여성은 5816만 원으로 격차는 20.0%였다. 이는 전년(22.7%)보다 2.7%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근속연수 격차도 29.0%에서 19.9%로 크게 축소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은 근속연수 격차가 줄었음에도 임금 격차는 확대됐다”라며 “임금이 단순히 근속연수뿐 아니라 직급, 고용 형태, 경력단절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도입을 통해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oh199820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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