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 의료비를 지키는 심평원, 기강은 누가 지키나

강원 입력 2025-10-02 08:34:27 수정 2025-10-02 08:34:27 강원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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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가원.
[서울경제TV 강원=강원순 기자] 국민의 의료비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기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하지만 최근 드러난 심평원의 내부 행태는 국민이 기대하는 ‘청렴’과는 거리가 멀다.

업무용 차량으로 강릉과 홍천 리조트를 오가며 사실상 ‘사적 드라이브’에 활용한 직원, 병원으로부터 8000만 원이 넘는 불법 자문료를 챙긴 직원, 근무 시간에 경마장을 드나들거나 사내 편의점 물건을 훔친 사례까지. 이쯤 되면 공공기관의 기강 해이라기보다 ‘윤리 붕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심평원의 업무 성격을 고려하면 그 심각성은 더 크다. 이 기관은 국민의 보험료와 직결되는 의료비를 심사·평가한다. 다시 말해, 한 푼 한 푼의 진료비가 정당하게 쓰이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최종 보루다. 그 ‘감시자’가 사적 이익을 취하고 기강을 무너뜨린다면, 국민은 누구를 믿고 의료제도를 신뢰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드러난 징계만 54건, 올해 5월까지 벌어진 사례가 이미 17건에 달한다. 단순히 일부 직원의 일탈이라고 치부하기엔 누적된 숫자가 결코 가볍지 않다. 더구나 “입사 사실을 숨겨 공무원인지 몰랐다”는 병원의 해명은 제도의 허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평원은 뒤늦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서약서를 받고, 불시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뒷북 대응만으로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제도적 관리 장치가 촘촘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일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 눈높이는 이미 높아졌다. 공공기관의 기강 확립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국민 의료비의 파수꾼’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심평원이 진정으로 되새겨야 할 때다./k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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