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원주시 · 시의회, '이탈리아 외유성 출장' ... 시민을 기만한 관광 아닌가

강원 입력 2025-09-11 07:44:05 수정 2025-09-11 07:44:34 강원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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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순 기자.
[서울경제TV 강원=강원순 기자] 원주시와 시의회가 최근 추진한 이탈리아 출장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선진사례 벤치마킹'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관광 일정과 다를바 없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유럽명소를 누비며 '출장'이라 포장하는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재정은 갈수록 빠듯하다. 청년 일자리, 복지, 지역경제 살리기 등 산적한 현안이 넘쳐 나는데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외유성 출장을 다녀올 한가한 상황인가. 무엇보다 시의원은 시민의 대표다. 누구보다도 절제와 모범을 보여야
할 이들이 오히려 '특권 여행'을 즐겼다는 인상을 남긴다면 그 자체가 직무유기다. 

'해외 우수사례 견학'은 오랜 시간 지방의회가 외유성 출장을 정당화하는 상투적 명분이었다. 그러나 견학 후 지역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보고서 한 장 내밀고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출장 역시 시민을 위한 정책 연구가 아닌, 단순한 '출장 코스 여행'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관행이 반복되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출장 이후에도 시민들에게 소상히 성과를 설명하고 검증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경우, 형식적인 보고로 끝나고 기억 속에서 잊히기 마련이다. 이것이야말로 '시민을 기만하는 행정'이다.

원주시와 시의회는 이번 논란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외유성 출장에 투입된 모든 예산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시민 앞에서 납득할 만한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사건은 '관광성 출장'이라는 오명을 넘어 시민의 신뢰를 근본부터 무너뜨리는 심각한 정치적 책임으로 남을 것이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시민을 위한 봉사다. 시민의 고혈로 유럽을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것이 진정한 의원의 역할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k10@sed 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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