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韓기업 주도로 마스가 현금·보증 투자…"한국이 주도권 가져"

경제·산업 입력 2025-10-29 21:43:51 수정 2025-10-29 22:42:19 이수빈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특별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경제TV=이수빈 기자] 29일 이뤄진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 세부 합의에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다시 한번 주도적 역할을 했다.

양국은 1500억달러에 이르는 마스가 투자와 관련, 한국 기업 주도로 현금 투자와 정부 보증을 병행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선 투자 결정권이나 투자 방식에서 한국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세부 내용이 합의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APE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관세 협상 최대 쟁점이었던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현금 투자 2천억달러,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특히 '마스가'로 명명된 1500억달러의 조선업 협력 투자에 대해선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신규 선박 건조 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포함해 우리의 외환 시장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는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가 '우리 기업' 주도로 현금과 정부 보증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투자되는 것에 주목했다.

그동안 미국은 이 1500억달러를 포함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가 모두 현금성 투자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세부 합의에서 조선업 협력 투자에 한해 정부 보증분을 인정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또 지난 7월 31일 큰 틀에서 합의됐던 조선업 협력 펀드는 미국이 원하는 분야에 한국 기업이 투자하는 미국 주도의 성격이 짙었지만 이번 세부 합의에서는 한국이 투자처나 투자방식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31일 합의된 마스가 펀드는 우리 기업이 미국이 원하는 곳에 투자해야 해 부담되는 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세부 합의에서는 우리 기업이 프로젝트를 정해 투자 의향을 밝히면 미국이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방식이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세부 합의에는 앞서 미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맞춰 체결한 조선업 분야 협력 각서, 이른바 '일본판 마스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과 일본은 '조선업 작업반'을 설치해 구체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투자와 관련해선 일본이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미국이 이를 받아들여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관세 협상 세부 합의에서 한미 조선 협력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임은 이날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이미 여러 번 예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특별연설에서 한국과의 협력 사업으로는 조선업을 강조하며 "우리(한미)는 매우 특별한 관계와 유대를 가지고 있다. 실제 우리는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2차 세계대전 때 세계 1위였다. 우리는 하루에 한척을 건조했다"면서 "그러나 오늘 우리는 선박을 제대로 건조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시작하고, 매우 번창하는 조선업을 가지게 될 것이며 한국과 정말 많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오션이 투자한 미국 한화필리조선소를 언급하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양국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master)가 됐다"며 "선박 건조는 필수적인 일로, 필라델피아 조선소와 다른 여러 곳에서 우리가 (함께) 일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여러분들이 들어와 미국에서 배를 함께 만들고 있다. 짧은 기간 안에 최고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마스가와 관련해선 여러모로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협상"이라며 "투자 방식 등에서 한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타결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q00006@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이수빈 기자

q00006@naver.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주요뉴스

공지사항

더보기 +

이 시각 이후 방송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