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천식에 생물학적제제, 효과 좋지만…"연 800만 원 약제비 부담"

건강·생활 입력 2025-11-03 18:23:19 수정 2025-11-03 18:23:19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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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수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중증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는 천식 악화를 최대 87%까지 감소시키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싼 약값으로 환자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적 부담은 치료 중단까지 이어지게 만든다.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중단한 중증 천식 환자 10명 중 9명은 ‘의료 비용 부담’을 이유로 꼽았으며, 이들 전원은 약제비 가격이 낮아지면 치료를 재개하겠다고 답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3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확대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심포지엄을 열고 이런 내용의 환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9월~10월 생물학적 제제(오말리주맙, 메폴리주맙, 벤라리주맙, 레슬리주맙, 듀필루맙) 처방 경험이 있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생물학적 제제는 살아있는 생물체(사람, 동물, 미생물 등)에서 유래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해서 만들어낸 물질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 비용이 비싼 편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중증 천식 환자의 63%가 천식 진단 후 10년 이상이 지난 장기 환자였으며, 63.8%가 심혈관 질환, 대사질환 등의 전신성 동반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증 천식이 호흡기 질환을 넘어 전신 건강을 위협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질환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10점 만점)는 평균 6.5점으로 기존 흡입기 및 경구제 치료(3.3점)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았다. 천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어려움 지수도 생물학적제제 치료 전 평균 6.1점에서 치료 후 2.6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하며 치료 효과와 일상생활의 부담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 중인 환자의 연평균 약제비는 803만 136원이며 입원 1회당 환자 부담금은 평균 220만 4615원, 응급실 방문 시에는 평균 58만 1216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는데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치료 비용’(96.8%)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이어 병원 방문 및 대기 시간(56.8%), 건강보험 혜택 적용의 어려움(49.5%), 어려운 치료비 환급 행정절차(37.9%) 순으로 답했다. 
산정특례가 적용되어 본인 부담이 10%로 낮아진다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지속 또는 다시 시작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전원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의 산정특례 적용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 형평성 확보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환자들은 중증 천식 치료 개선의 최우선 과제로 ‘치료비 본인 부담 경감’(99%)을 꼽았으며, ‘제한적인 약제 사용’(64%), 의료 접근성(46%),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 감소(37%), 낮은 사회적 인식(34%), 악화 관리(19%)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 기조 강연자로 나선 김주희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은 단순한 호흡기 질환이 아닌 다면적 평가와 지속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만성질환이지만, 근거 기반 진료와 단계별 전달 시스템의 부재로 여전히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상헌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내년부터 별도 질병 코드화를 해서 정확한 현황 관리를 시작한다"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임에도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용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없도록 산정특례 및 보험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개선을 위한 제도 방안’ 주제 발표에서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에게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적 변화가 절실
하다”면서 “생물학적 제제의 급여 기준 완화와 산정특례 적용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안수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은 “중증 환자들이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치료비 부담을 경감하고 치료 접근성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중증 천식으로 인한 이차적인 사회적 비용 역시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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