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또 자사주 매입...서진석 대표 승계 속도?

경제·산업 입력 2025-11-11 17:38:22 수정 2025-11-11 17:38:22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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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셀트리온그룹이 올해에만 1조 8500억 원 규모의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섰습니다.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시장에서는 서정진 회장의 경영권을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총괄 대표에게 넘겨주기 위한 지배구조 재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금숙 기자입니다.

[기자]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난 10일 3382억 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 추가 매입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홀딩스의 셀트리온 주식 매입 규모만 8741억 원에 달합니다.

그룹 차원의 주식 매입은 더 대규모입니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8500억 원 매입과 9000억 원 소각, 서정진 회장 개인과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주식 매입까지 합치면 올해 총 1조 85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셀트리온 측은 "저평가된 자회사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했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릅니다.

핵심은 지배구조입니다. 서정진 회장이 98.13%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가 상장사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자사주 소각은 곧 대주주 지분율 상승을 의미합니다.

발행주식수가 줄면 상대적 지분율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서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후계자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가장 효율적 방법"이라며 속내를 밝혔습니다.

단순히 주가 부양만이 아니라 지배력 강화가 목적임을 인정한 셈입니다.

최근 2년간 계열사 합병을 추진한 것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2023년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이어 셀트리온제약까지 흡수합병하면, 사업은 통합 셀트리온 한 곳에서, 지배는 홀딩스 한 곳에서 하는 깔끔한 구조가 완성됩니다. 결국 홀딩스 지분만 넘기면 그룹 전체를 승계할 수 있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비상장 지주사인 셀트리온 홀딩스의 상장 추진도 승계 자금 마련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상장 후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 상속·증여세 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추진 중인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도 주목됩니다. 표면적으로는 바이오벤처 투자지만, 새 법인을 통해 장남 서진석 대표에게 지분을 부여하는 우회 승계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정진 회장의 승계 구도와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코스피 상승장에서 최근 3분기 사상 최대 실적(매출 1조 290억원, 영업이익 3014억 원)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간 셀트리온의 주가는 16만원~18만원 선. 코스피가 30% 가까이 오르는 동안 셀트리온 주가는 0.58% 올랐습니다.

서울경제TV 이금숙입니다.
/ksle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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