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일본에서 걱정해 주는 한국 경제
지난 연휴 동안 일본 도쿄를 다녀왔다.
도쿄 현지에서 만난 미국인 일본기업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국 경제는 발전이 어렵지 않을까요.” 왜냐고 물으니 “한국은 좌파, 우파로 나뉘어 정치 싸움하느라 바쁜 게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의 대답이 정확했기에, 동의한다는 표시로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내 나라에 대한 치부를 듣고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없으니 말이다.
도쿄 롯폰기힐스클럽에서 열린 주일 미국상공회의소의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Google과 같은 거대 기업의 대표부터 KPMG(다국적 회계컨설팅 기업), DISCOVERY(세계적인 다큐멘터리 방송사), Morgan Stanley(미국 대표 투자은행), MIZUHO(일본 초대형 은행) 등 대표 및 관계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였다. 미국인도 있고 일본인도 있고, 다양한 국적의 일본 기업가들이 함께 했다.
그들은 여유로웠다. ‘일본의 경제는 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투자가 짐 로저스의 책은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을 국가적 지침으로 삼았다는 일본인들의 성향에서 비롯된 걸까. 그들의 문제를 지적해주는 사람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환대하기에 바빴다. 적어도 도쿄에서는 한국의 반일 불매운동 ‘노노재팬’의 영향은 사실상 없어 보였다. 정작 일본인들은 그 문제에 대해 관심도 없고, 한국과 일본 간 사업가들끼리의 교류는 여전히 각개로 활발히 일어나고 있었다.
‘우리 정부도 관심을 쏟지 않는 우리 경제를 일본에서 걱정해주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 때 한국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목소리를 냈다.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인가.”라며 정쟁에만 몰두하는 현 정치권을 비판했다. 현재 세계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위기에 대응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또 낮춰 잡아 2.1%로 전망했으나 1%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수출은 수개월 째 감소하고 있고, 가계부채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물가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노노재팬’의 타격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의 중소상공인들이 더 크게 입고 있는 듯 하다.
20여년 전 도쿄로 건너와 사업을 시작한 이모를 이어 만났다. 젊은 시절 국내 최고 대기업에 몸을 담다 ‘이 줄에 붙어라’, ’저 줄에 붙어라’, ‘넌 누구 편이니?’ 거리는 한국 정치 문화에 질려 일본으로 넘어 왔다고 한다. 이곳은 한국에서 경험한 함부로 간섭하는 행태나 정치질이 없다고 한다. 이모는 한국 사회 생활 5년 차에 접어든 조카인 내게 물었다.
“한나야, 너 괜찮니?”
/양한나기자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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