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증가·돌아온 유커, K뷰티 위상 되찾을까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지난 2017년 중국의 한한령 이후 침체됐던 화장품 업계가 화장품 수출 증가와 돌아온 유커 덕에 다시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수년째 주가 하락으로 울상이었던 화장품 관련주들이 실적 기대감으로 연일 강세를 띠고 있어 과거 K뷰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경쟁심화와 한한령 여파로 화장품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화장품 업계가 고강도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져온 만큼 실적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최대 쇼핑일인 광군제(11일)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5억명의 중국 소비자들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반등의 신호탄은 아모레퍼시픽이 쐈다. 지난달 30일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2.5% 오른 1,0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14.29% 급등 마감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0% 가까이 올라 지난 5일 20만원을 돌파했다. 약 6개월 만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깜짝 실적에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화장품 관련주들의 주가는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3분기 실적이 최근 높아진 기대치를 상회하며 3년만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했다”면서 “실적 성장 이유는 △면세점 성장세 △이커머스 채널 국내(50%), 중국(30%) 성장 △역직구 채널 세자릿수 성장 마케팅 비용 축소(yoy -3.6%)에 따른 이익률 개선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시장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추세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근 대 중국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화장품 업종 밸류에이션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는 전년도 말을 기점으로 올해 내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서 발표한 10월 화장품 수출 잠정치는 5.16억 달러로 전년동기비 13%, 전월비 11% 증가했다. 중국과 일본향 수출이 월 최대 수출을 달성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전날 통계청은 올해 3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이 전년동기 대비 65.2% 증가한 1조5,156억원을 기록,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27.1% 늘어났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산업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로 전환된 상황에서 대표주 아모레퍼시픽의 어닝서프라이즈는 화장품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화장품 업종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펀더멘탈이 양호한 종목들은 모두 합리적인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LG 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 클리오, 네오팜, 연우, 펌텍코리아 등 주요 업체들의 순차적인 주가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서프라이즈 실적이 화장품 업종 전체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중국 수출 호조가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에도 상장기업 중 대중수출이 견고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며, 대체로 성과가 예전만 못한 기업이 대다수”라며 “중국의 젊은 소비자의 수요가 글로벌 화장품과 중국 및 인디 브랜드 등으로 일부 이탈한 만큼 ‘수출 호조’가 상장기업 전체의 투자심리 회복과는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중국 수요가 면세와 중국 현지에서 표출되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사 및 유아용품 브랜드 중심으로 압축 대응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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