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국순당…3세 경영 시동 ‘눈길’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국순당이 3세 경영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어 눈길을 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은 올해 상반기 마케팅본부를 혁신사업본부로 명칭을 바꾸고, 3분기부터 배상민 상무를 혁신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본부장 승진으로 배중호 회장의 뒤를 잇는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순당은 故 배상면 회장이 설립한 주류회사로 지난 1992년 국순당으로 상호를 변경한 이후 현재 배중호 회장이 2대째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 중이다.
배중호 회장의 장남인 배상민 상무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켈로그 MBA 등을 수료했다. 국순당에는 지난 2012년 6월 입사해 경영혁신본부에서 과장과 차장직을 거쳤다.
지난 2016년 배 상무는 한상은(모)씨로부터 50만주(2.80%) 규모의 주식을 증여받아 3분기 말 기준 4.06%(72만4,220주)로 지분을 확보를 통해 3세 경영 시작을 알렸다.
배 상무가 지분 취득 및 회사 임원직에 오르면서 경영 세대교체와 함께 신사업 및 M&A(인수합병) 추진 기대감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순당은 수십년동안 막걸리 사업을 통해 막대한 유보금을 쌓아놔 투자 여력이 충분한 만큼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 국순당의 자기자본은 2,063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1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9.54%(부채 189억원)으로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어 자금조달 능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순당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회사는 당장 내년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려있고, 막걸리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본업인 막걸리 사업 자체가 부진한 탓이다.
현재 국순당은 4년 연속 장기영업손실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편입된 상태에 있어, 올해에도 적자를 기록할 경우 상장폐지 심사를 받을 처지에 놓여있다. 국순당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약 41억원에 달해 만회가 어려워 사실상 내년 3월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오를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다만 국순당은 현금성 자산과 투자부동산,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있어 기업의 계속성 측면에서 상장폐지 수순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설령 5년 연속 영업손실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더라도 상장유예를 받고 M&A 등 신사업 추진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순당의 막걸리 사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혁신사업본부의 본부장으로 승진한 배상민 상무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현 경영체제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고 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성장을 위한 신사업 등 회사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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