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일본 최대 통신사 NTT의 에너지 사업 진출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ippon Telegraph and
Telephone Corporation) NTT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NTT는
이전 관영 통신기업이기도 했으며(1985년 민영화), 각
지역에 전화국을 비롯한 대형 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의 전화국은 기기의 소형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공간이 생기게 되어, 이 공간을 활용하여 시설 내부에 대량의 축전지를 설치해 전력소로서 전력을
공급할 방침이다.
전력생산에 있어서는 미츠비시 상사와
연계해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을 행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 대형 발전시설로부터 공급 받게 된다.
일본에서는 거대 발전소에서 집중적으로
전력을 발생시키는 집중전력 시스템이 주류이며, 각 지역에 태양광 패널과 축전지를 설치하여 연결하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에 대해서 회의론이 거셌다. 현재도 전력은 집중형이 아니라면 안정된 공급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일 것이다. 그러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 축전, 전력관리에 관한 기술혁신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분산형 전력 시스템의 구축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기존의 NTT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해 항상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그러한 NTT가 분산형 전력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에서도 그 현실성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일본의
기후가 급변하여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재해에 직면했을 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은 대부분 정전이며, 전력계통이 복수로 존재한다면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NTT는 약 1만
대의 보유차량을 전기자동차(EV)로 변경할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으며,
이 계획은 대규모 정전 상황에서 이동식 비상용 전지로서의 활용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때마침
일본 경제산업성은 비효율적인 석탄화력발전소 삭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NTT의 재생 가능 에너지 전력망은
그 유력한 대체수단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NTT가 전력사업에 참가하는 최대의 의의는 일본 전력사업의 경직성을 완화시킨다는 점이다. 일본은 전쟁 수행에 필요한 국가총동원체제에서 전력회사가 국유화되었고, 패전
후 발전과 송전이 일체화되면서 지역전력회사가 독점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특수한 형태로 발전된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전쟁에 의해 형성된 결과이며 결코 보편적인 형태라 할 수 없다.
거대한 시설을
갖춘 지역독점기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완전한 시장 경쟁의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전혀 새로운 전력망을 신규로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자의 등장은 시장 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NTT의 전력업계 진출은 마지막 독점 기업인 전력회사에 강한 변화를 재촉할 것임이 분명하다.
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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