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뭐 하는 회사인지 몰라요” 공감받는 딘딘 주식법?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최근 인터넷상에서 래퍼 딘딘의 주식 투자가 화제다. 화제가 된 영상은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에 나온 딘딘의 인터뷰와 주식 투자 방법이다.
주식을 시작한 지 3년이 채 안 됐다는 딘딘은 해당 영상에서 제작진에게 자신의 투자 종목들을 이야기한다. 제작진이 어떤 일을 하는 회사냐고 묻자, 딘딘은 “몰라요. 가드레일을 만든다고 했나, 실리콘을 깐다고 했나? 우즈베키스탄이랑 뭘 한대요. 래미콘을 한다고 했나?”라고 답한다. 이에 제작진들의 실소가 터져 나온다.
어떤 회사인지 찾아보지 않고 추천을 받으면 바로 들어간다는 딘딘, 분할매수란 필요하지 않다며 ‘올인’을 외치는 그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 공감하면서 봤다”, “제가 딘딘에 빙의된 줄 알았다”, “마치 내 모습 같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웃긴 상황인데 웃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투자처로 주식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를 찾아 주식 계좌를 만드는 이들이 늘었고, 고객예탁금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문제는 늘어난 투자자 중에 주식을 공부해서 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주변만 봐도 이는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주식이 한창 열풍이던 시기, 주식에 ‘ㅈ’도 관심이 없던 지인들은 본인이 증권부 기자라는 이유로 하나둘씩 주식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물어본 이들 상당수가 관심을 가진 종목은 삼성전자와 바이오였다. 해당 기업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
뻔한 충고이지만, 주식 투자를 하려는 기업을 공부하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코로나19로 마스크와 신약 개발을 위한 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올 상반기, 제조업을 하던 기업 중 업종 변경을 통해 바이오 업종에 뛰어든 회사들이 있다. LED 전문기업이 바이오 업종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자동차 부품 기업이 바이오 회사로 변신하기도 했다. 물론 업종 변경을 한 기업 중에는 그에 맞는 기술진 영입과 자회사 인수 등에 나선 곳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전혀 다른 업종으로 변신하고, 바이오 테마 흐름에 섞인다는 것은 리스크가 큰 일이기도 하다.
기업을 모르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공시를 살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주식은 예금이 아니다. 예금자 보호법 아래 일정 금액까지 원금 보장을 받는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손실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다. 실리콘 회사인지, 콘크리트 회사인지, 가드레일 제조업체인지 모르고 투자했던 딘딘의 모습에 공감을 표한다면, 당신은 주식을 해서는 안 된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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