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위드 코로나 ‘희비’…유통 웃고 배달 울고
[앵커]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2년간 침체됐던 내수 경제에 조금씩 활력이 생기는 모습인데요. 택시, 유통업계 등 소비 활성화가 된 산업이 있는 반면, 위드코로나로 전환되고 나서 오히려 침체기로 빠지는 산업군도 생기며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김수빈 기자와 짚어보죠.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외식업계 상황 짚어볼게요.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외식업계 매출이 회복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외식업이 위드코로나의 수혜 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외식업계는 10월 대비 이번달 매출이 8%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주점의 매출이 2주 사이 37% 이상 뛰면서 밀린 술을 마시는 이른바 '보복 음주'가 이뤄지고 있는 건데요.
확실히 '위드코로나'로 접어들면서 소비가 호재를 맞은 상황입니다. 인구 이동량은 코로나가 없던 2019년과 비교했을 때 다소 못 미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연말 특수까지 고려하면 소비 진작은 틀림없이 이루어질 거란 전망인데요.하지만 이제 막 햇볕이 비추기 시작한 상황이라, 2년 가까이 쌓인 적자를 해소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또다른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업과 공연업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확실히 활기가 도는 모습입니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에 따르면 국내 대표 여행 플랫폼 '야놀자' 와 '여기어때'의 이용자 수가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서 두 앱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는데요. 위드코로나 시행 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1번가에 따르면 국내 숙박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달 대비 88%, 국내 항공권은 43% 증가했습니다.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면서 해외 항공권은 111%, 해외여행상품은 589%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행업계는 위드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해외여행의 수요가 폭발할 것을 대비해 다양한 전략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인터파크의 지분 70%를 인수한 야놀자는 여행 스타트업 발굴에 200억원 추가 투자를 했구요. 여기어때는 200여명 신규채용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분위깁니다.
위드코로나로 야외활동이 늘어난 만큼 공연계도 활기가 돌고 있는데요. 티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문화 관련 티켓 매출이 전년 대비 37배 증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뮤지컬이나 연극은 95배, 어린이·가족 공연은 13배, 전시·체험 행사는 8배 늘었다는 설명인데요.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가면서 공연장 내 좌석 제한 조치가 완화되고 백신 접종자 대상 할인 혜택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하지만 역으로 위드코로나의 시행 때문에 고전을 하게 된 업종도 있죠. 아무래도 대면 활동이 많아지면서 배달 수요가 많이 줄었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위드코로나로 돌입하면서 오히려 찬바람이 부는 업종도 있는데요. 바로 배달업입니다. 그간 거리두기 특수를 가장 많이 누렸던 업종인데요. 빅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직후부터 지난 12일까지 배달 어플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사의 사용자 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7.3% 줄었습니다. 약 472만7,000명이 줄어든 수친건데요. 특히 지난 8월 한 달 사용자 수가 3,500만명을 넘기며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더욱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연말 특수 등으로 인해 배달보다 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날이 추워지면서 줄어든 배달 수요가 다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2년 간 거리두기로 인해 배달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다고 해도 때에 맞춰 수요가 늘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유통업계도 좀 살펴볼게요. 위드코로나가 시행되고 보복소비에 불이 붙고 있다구요.
[기자]
네, 보복소비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위드코로나 시작과 함께 쇼핑의 달인 11월을 맞이하면서 이커머스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는데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 진행한 11번가의 십일절 페스티벌은 지난 11일 하루에만 2,000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했구요. G마켓 등이 진행한 빅스마일데이서도 판매량이 2억개 넘게 이르는 등 상당한 호재를 누렸습니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도 소비자들이 몰라고 있는데요. 현대백화점은 11월달 디저트 매출이 지난해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리미엄 디저트 매출은 67% 가량 늘어 위드코로나 시행 후 방문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15일까지 아웃도어 장르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가량 늘었다고 밝혀 야외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음을 증명했습니다.
백화점업계는 위드코로나에 발맞춰 연말 프로모션을 기획하며 특수를 노리고 있는데요. 롯데백화점은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17일간 겨울 정기 세일에 들어가구요.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도 같은 기간 정기세일에 돌입합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보다 겨울 외투 물량을 20% 이상 늘리고 340개 브랜드 신상품을 최대 30%까지 할인에 나서는데요.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쇼핑 인센티브도 제공해 방역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17일) 확진자 집계가 나왔죠. 3,000명을 넘었는데요. 현재 코로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동시에 늘고 있어 위드코로나가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지난 1일부터 위드코로나를 시행했잖아요.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시행 단 2주만에 시험대에 오른 모습입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중환자 병상은 80% 가까이 찬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정부는 어제(16일) 긴급회의를 열고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을 소집해 추가 병상 확보에 속도 내기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오는 18일 위드코로나 상황에서의 방역 위험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세우는데요. 해당 기준은 향후 단계적 일상회복 단계를 조정하는 데 참고될 예정입니다. 사실상 정부가 위드코로나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 중 하나로 제시했던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 이상'을 이미 넘겼는데요. 현재 의료 체계에서 대응 가능하다고 밝힌 위중증 환자수의 마지노선(500명)에 다달은 상황입니다. 특히 오늘(17일) 확진자는 3,000명을 넘어서 역대 두 번째 큰 규모를 보였구요. 위중증 환자는 522명으로 연일 최다치를 기록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의료 현장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위드코로나 2단계로의 진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위드코로나 선행국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위드코로나를 선도했던 유럽은 봉쇄 카드를 속속 꺼내들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재봉쇄에 돌입했는데요.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지 48일만입니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3분의1 수준이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만명을 돌파하며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이에 따라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등을 제한하며 3주간 봉쇄 조치에 들어가게 됩니다.
일부 국가들은 봉쇄 등과 같은 강경책을 택하지는 않았지만, 확진자 증가세를 확실히 의식하는 모습입니다. 오스트리아는 백신 미접종자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릴 예정인데요. 생필품 구매와 병원진료, 운동 등을 제외하면 백신 미접종자는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겁니다. 국내 전문가들은 국외 사례로 볼 때, 돌파감염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백신 접종률에 집중하는 것 외에도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 선례들도 보니까 우리나라 위드코로나 상황을 더 지켜봐야할 것 같기는 하네요. 그런데 위드코로나로 접어들면서 전에 익숙해졌던 비대면 일상도 점차 변하고 있잖아요. 사람들도 밖에 나오다보니까 택시를 잡기가 그렇게 힘들어졌다구요.
[기자]
특히 밤에 택시를 잡기가 하늘에 별따깁니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제한이 풀린 영향이 큰 건데요. 실제 지난 6일 카카오T 택시의 호출 건수는 384만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위드코로나 시행 직전 2주간의 호출보다 35% 증가한 수친데요. 오후 10시 전후로 집중됐던 호출이 위드코로나 이후에는 자정 전후로 수요가 옮겨졌습니다. 카카오T 뿐만 아니라 우티, 타다 등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는데요.
심야시간대 '택시 대란'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수요가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고 나서 이전 대비 최대 100% 가까이 폭증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택시 기사들이 영업을 그만둬 2년전 대비 9.5% 줄어들었습니다. 연말에 택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서울시는 현재 내년 1월까지 개인택시 부제를 한시적으로 해제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모든 개인택시가 휴무일이어도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택시 운행이 가능해졌습니다.
[앵커]
네,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지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 다양한 산업군의 상황, 김수빈 기자와 알아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kimsoup@sedaily.com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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