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의원, 산업기술 및 방산기술 보호 강화 법안 대표발의
국가핵심기술·방산기술 유출로 국가 경제 및 안보 위협
[대구=김정희기자] 홍석준 의원(국민의힘, 대구 달서갑)은 국가핵심기술 및 방위산업기술의 해외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개정안을 7일 대표발의 했다.
첨단기술이 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국제경쟁력을 좌우하고 국가 경제발전과 안보의 핵심 요소가 되면서 국가핵심기술과 방산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는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등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핵심기술의 해외유출 시도가 계속되면서 경제 안보에 위협을 끼치고 있다.
홍석준 의원이 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국가 핵심기술 43건을 포함해 총 126건의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이 적발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74건), 대기업(42건), 대학·연구소(10건) 등의 순으로, 주요 분야는 반도체,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해외기술유출이 주로 발생했다.
법원의 사법연감에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관련 법원의 판결(1심 기준) 결과를 보면, 1심 재판에서 처리된 총 62명 중 실형 4명, 집행유예 27명, 벌금형 9명, 무죄 13명으로 실형을 받은 경우는 6.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해외기술유출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원인으로 솜방망이 처벌과 범죄에 대한 입증이 까다로운 현행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행법은 국가핵심기술 및 산업기술과 방위산업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 유출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처벌하고 있다.
해외기술유출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외국에서 사용되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기가 까다로워 처벌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외국에서 사용되게 할 목적'은 추가적인 범죄성립요건으로서 단순히 추정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외국에 있는 사람에게 산업기술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외국에서 사용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안 되며, 피고인의 직업, 경력,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방법, 그리고 산업기술 보유기업과 산업기술을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외국에 보내게 된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실제로 '외국에서 사용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까다로운 현행법의 범죄요건이 해외기술유출 범죄를 처벌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목적범으로 규정되어 있는 현행법을 고의범으로 개정해서 처벌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영업비밀을 유출한 경우에 처벌받도록 하여 목적범이 아닌 고의범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홍석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국가핵심기술 및 산업기술과 방위산업기술의 경우에도 부정경쟁방지법과 같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유출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에 처벌되도록 하여 국내 산업기술 및 방산기술의 보호를 강화하고자 했다.
또한,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외기술유출 범죄의 벌칙을 상향하면서, 특히 방위산업기술 해외유출의 경우에도 국가핵심기술과 마찬가지로 징역형과 함께 벌금형을 병과하도록 했다.
홍석준 의원은 “우리나라는 세계적 기술경쟁력이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조선 등의 주력업종이 해외기술유출의 주요 표적이 되는 상황에서 솜방망이식 처벌이 범죄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마저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이 점차 지능화되고 조직화되면서 국가 경제뿐 아니라 안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국가와 기업의 생존과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하는 첨단기술을 지키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955180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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