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커머스 대공습에 韓 제조업까지 흔들린다
경제·산업
입력 2024-02-17 09:00:00
수정 2024-02-17 09:00:00
이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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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국내 사용자 3년새 4배
중국 직구액 전년 대비 120% 증가
가전·의류·잡화 분야 국내 제조기업 '직격탄'
B2B 플랫폼까지 상륙하면 더 큰 타격 불가피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중국발 이커머스가 한국 침공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뿐만 아니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각종 중국산 제품이 덩달아 국내 시장에 확산하면서 국내 제조 기업까지 흔들릴 거란 경고가 나온다.
■ 알리 이용자 551만 명…중국 직구액 3.2조원
지난해 8월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중국 쇼핑 플랫폼 알리 익스프레스 앱의 이용자 변화를 조사한 결과 앱 이용자 수는 2020년 8월 139만 명에서 2023년 551만 명으로 3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었다. 551만 명은 조사 이래 역대 최다다.
2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해외 직구 소비액은 전년과 비교해 약 27% 늘어난 6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전년보다 121% 늘어난 3조 2,000억 원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늘 1위였던 미국(1조 8,000억 원)을 처음으로 앞지르고 직구 왕좌자리에 오른 것이다.
해외 직구 시장에서 중국 알리바바 계열 플랫폼의 점유율은 절반에 이른다. 관세청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20~2022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직구 이용 현황’ 자료에 의하면 주문건수 기준 해외 직구 시장 점유율은 알리 익스프레스(26.6%), 타오바오(16.8%), 쿠팡(8.4%), 네이버(3.5%)순이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최근 한국 업체들에 수수료 무료 정책까지 앞세우며 알리 내 ‘K-베뉴’에 입점을 유도하고 있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중국의 압박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사진=알리 익스프레스]
■ 직구 확산에 韓 가전·의류·잡화 제조기업 직격탄 불가피
중국발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특히 가전제품, 의류, 잡화 품목의 제조·판매자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지난해 2월 발표한 ‘2022년 해외직구 동향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서 한국으로 직구하는 품목은 헤드셋, 컴퓨터 주변기기 등을 포함한 가전제품이 가장 많았고 의류, 신발류, 완구·인형, 핸드백·가방 순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래 중국 내수 시장 용도로 사용되던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1688닷컴 플랫폼까지 국내 상륙설이 돌았다. 1688은 B2B 알리바바닷컴, B2C인 알리·테무보다 평균 20%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만약 1688이 한국에 진출한다면 오픈마켓 판매자, 도소매 업자, 공동구매 소비자 등에게 제품을 팔던 국내 중소 제조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B2C보다 B2B의 국내 진출이 파급 효과가 더 클 거라고 본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중국만큼 온라인 B2B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중국 B2B 플랫폼 진출이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B2B 거래가 대부분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중국 B2B 플랫폼이 빈자리를 파고들기 쉽다는 얘기다.
김주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B2B 플랫폼까지 국내 론칭할 경우 국내 중소 제조업체가 중국 공장과 파이를 나눠먹는 상태가 돼 수익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성 동덕여자대 독일어과(독일경영·EU통상) 교수는 “대량 구매일 경우 거래자 입장에선 가격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제조 인프라와 가격 면 등에서 중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 지적재산권 침해도 위험 요소
국내 기업이 중국 공장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맡겼다가 디자인권 침해 피해를 본 경우도 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연간 약 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한 구두 업체 대표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중국 OEM 공장에 구두 제조를 의뢰했다가 똑같은 디자인의 위조 상품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럴 경우 중국에서 유통되는 가품이 한국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 유입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그렇게 된다면 이 구두 업체는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가품과 싸워야 한다.
지난해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지식재산권 침해 적발 건수는 6만2,326건으로 2018년(1만403건)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넘어온 제품이 99.7%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B2B 상륙에 대비해 이러한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뒷받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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