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잡는다"…컬리·무신사, 오프라인 뷰티 시장에 출사표
'컬리뷰티페스타 2024' 개최…뷰티컬리 론칭 2년만
무신사 '라이선스 뷰티' 사업…카테고리 확장 나선 이커머스
올리브영, 중기부와 K-뷰티 시장 진출 중소기업 지원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컬리, 무신사,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뷰티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뷰티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주도해왔던 뷰티시장에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뷰티컬리, ‘럭셔리·큐레이션’ 내세운 첫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컬리가 뷰티컬리 론칭 2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오프라인 행사인 ‘컬리뷰티페스타 2024’를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펼쳐지는 런웨이 공간을 지나면 왼쪽에는 럭셔리 브랜드를 모은 프레스티지관, 오른쪽에는 중소·인디 브랜드가 모인 이노베이션관이 이어져 약 90여개의 뷰티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프레스티지관에는 랑콤, 바비 브라운, 에스티로더 등 주요 백화점 1층에서만 볼 수 있던 13개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배치됐고, 이노베이션관에는 브이티(VT), 러쉬, 프란츠 등 48개의 인디·중소 브랜드가 참여했다. 이밖에도 헤어·메이크업 쇼, 두피 진단 등 다양한 뷰티 체험 서비스도 제공되고 6개 존을 모두 방문해 스탬프를 찍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열린다.
컬리는 이번 뷰티페스타의 차별점 중 하나로 ‘럭셔리’를 내세웠다. 주제도 ‘처음 만나는 럭셔리’인 만큼 럭셔리를 단순히 ‘가격대가 높은 명품’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는 ‘내게 가장 좋은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큐레이션’이다. 컬리의 온라인 앱에서 제품의 설명이나 후기를 읽어볼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에게 맞는 제품들을 체험하고 선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전미희 컬리 커머스 뷰티 그룹장은 “최근 뷰티 관련 페스타들이 많아졌지만 컬리는 브랜드 큐레이션에 주안점을 두고 참여 브랜드들을 엄선했다”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레스티지 브랜드부터 성장세가 두드러진 K-뷰티 이노베이션 브랜드까지 한 자리에서 선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브랜드를 저희가 다 써보고 고객님들한테 꼭 선보일 만한 브랜드들로 선별해서 보인다는 점이 이제 다른 페스타하고 가장 차별화된 점이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사진=무신사]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나선 이커머스들…‘라이선스 뷰티’ 사업도
컬리 뿐만 아니라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 또한 최근 각종 행사를 통해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신사는 지난 9월 ‘팝업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서 오프라인 뷰티 페스타를 개최했다. 3일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는 약 1만8,000명이 방문했다. 당시 무신사는 주요 K-인디 브랜드를 통해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을 내세웠다.
이외에도 무신사는 지난 10일 패션 업체 ‘레스트앤레크레이션’과 협업해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 ‘RR 뷰티’를 출시했다. 무신사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라이선스 뷰티’ 사업의 첫 결과물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뷰티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반영한 것이다. 무신사는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패션 브랜드를 발굴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뷰티 확장은 기존 패션 사업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무신사는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패션 브랜드의 뷰티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앞으로 패션 브랜드의 창의적인 역량이 뷰티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무신사가 보유한 노하우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과 뷰티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는 무신사의 독창적인 사업 모델을 더욱 강화하고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 역시 4월에 열린 ‘메가뷰티쇼’에서 총 21개 브랜드와 함께 인기 있는 뷰티 브랜드를 선보였고, 매년 수천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쿠팡의 뷰티 행사는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던 플랫폼이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올리브영, 중기부와 K-뷰티 확대 노력…성장 가능성 보장된 뷰티사업
이처럼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프라인 행사로 소비자에게 직접 각종 브랜드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뷰티사업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보장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신사에 따르면 뷰티 페스타가 열린 3주간 무신사 뷰티 거래액은 전년 대비 5.8배 늘었고, 행사에 참여한 41개 브랜드의 평균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배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뷰티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올리브영은 이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리브영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K-슈퍼루키 위드 영’ 프로그램을 통해 수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10일부터 참가기업 모집을 시작했다. K-뷰티를 세계 무대에 널리 알리겠다는 올리브영의 목표가 반영된 행보다.
한편, 올리브영은 무신사 오프라인 행사와 관련해 일부 브랜드의 입점을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뷰티시장에서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강자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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