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금 보유 확대 경쟁 … 한국은행은 12년째 제자리 '뒷짐'

전국 입력 2025-02-13 11:31:54 수정 2025-02-13 11:31:54 박호재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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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걸 의원 "화폐 전쟁 심화, 외환보유고에 금 보유 5% 수준으로 확대해야 "

민주당 안도걸 의원(기재위, 광주동남을)이 한국은행이 전략자산인 금 보유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진=의원실)

[서울경제TV 광주=박호재 기자]민주당 안도걸 의원(기재위, 광주 동남을)이 한국은행이 전략자산인 금 보유량을 최소 5%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일 안 의원에 따르면 최근 국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 주요 국가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금협회 (WGC) 가 68 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024 Central Bank Gold Reserves Survey) 에 따르면, 응답 기관의 69% 가 향후 5 년 안에 금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달러화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도 62% 에 달해, 주요국들이 금을 '안전자산' 으로 인식하고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특히 탈달러화 움직임을 본격화해온 브릭스 (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브릭스 5 개국 (브라질,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의 금 보유량 합계는 2020년 4분기 5116.2톤에서 2024년 4분기 5746.5톤으로 630.3톤 (+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보유한 금의 총량인 약 35,938.6톤의 16% 에 달한다 .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움직임과 함께, 미국과 중국에서 자국으로의 금 현물 반출이 늘면서 런던 금고의 금 보유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런던 금고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보관하는 핵심 기지로, 2022년 1월 말 9,611 톤에 달했던 금 보유량은 2025 년 1 월 말 8,535 톤으로 줄었다. 이는 약 11% 이상 감소한 수치다 .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인 미국의 금 보유량은 2024 년 기준 8,134 톤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금 보유량의 23.8%로 4 분의 1 에 육박한다. 미국은 막대한 금 보유량을 통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자국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75%에 달했다. 이에 대항한 중국의 금 보유량 확대는 더욱 두드러졌다. 2024 년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3,545톤으로 증가했으며,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5.5% 수준까지 높아졌다. 중국은 금 보유 확대를 통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해왔다. 

특히 위안화 디지털 화폐 (CBDC) 발행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설립 등 위안화의 글로벌 통화로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

러시아 역시 2024년 기준 2,298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 대비 금 비중이 29.5%에 달한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당시였던 1분기 23.7% 대비 5%p 넘게 대폭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금을 전략적으로 활용, 외환보유고 안정성을 확보해오고 있다 .

주요국들이 금 보유를 늘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행은 금의 낮은 유동성, 미 국채 대비 낮은 수익성 등을 이유로 들어 금 매입을 중단해왔다. 2013 년 이후 한국의 금 보유량은 104.4 톤으로 외환보유고의 2.1%에 12년 째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브릭스 5 개국 평균의 10 분의 1 수준 (9.1%)에 불과하며, 금을 아예 보유하지 않은 캐나다를 제외한 G7 주요국 평균의 20 분의 1 수준 (5.6%) 이다. 한국의 외환보유고 중 금 비중은 브릭스 5개국 평균인 13.2%의 6.3 배, G7 주요국 평균인 47.6%와는 22.7 배 차이다.

최근 미중 간 '화폐 전쟁' 이 본격화되어 국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과 유리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금은 상대적 '안전자산' 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트로이온스 (1ozt=31g) 당 2900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최근 금 가격과 미국 실질금리의 관계, 구리/금 가격비율과 미 국채 금리의 관계 등이 그간 장기시계의 추세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면서 "향후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 등을 보아가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는 입장이다 .

이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안도걸 의원은 "브릭스 국가 중 특히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를 위해 미국 국채 비중을 축소하면서 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며, "미중 간 화폐전쟁이 재점화되면서 상대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상황" 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금을 전략자산으로 삼아 그 보유 비중을 최소 5%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즉각 검토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

/pj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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