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전기차로 승부”…2000만원대 '엔트리급 전기차' 경쟁 서막
경제·산업
입력 2025-03-01 08:00:04
수정 2025-03-01 08:00:04
진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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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급 전기차·내연기관 차 가격 차이 크게 안나…”소비자 고심”
BYD 아토3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로 타 車 업계도 함께 가격 낮춰
전문가 “연이은 엔트리급 전기차 출시로 캐즘 극복 빨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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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원랜 올해 차 살려고 했는데 점점 저렴한 전기차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일단 기다려 보려구요” (30세·여)
사회 초년생 A씨(30세·여)는 자동차를 구매하려다 고민에 빠졌다. 2000만~3000만원대의 자동차를 구매하려고 가격대를 비교하다 전기차 가격대가 예상보다 저렴했기 때문.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높은 연비와 정숙성을 구현해 A씨와 같은 사회초년생에겐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급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트렌드에 맞춰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엔트리급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엔트리급 전기차란 기본적인 성능과 기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말한다. 고급 전기차에 비해 주행거리나 성능은 제한적이지만, 가격이 저렴해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엔트리급 전기차가 주도하는 새로운 전기차 시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 車 업계, ‘가성비 좋은’ 소형 전기차 앞다퉈 출시해
먼저 기아는 올해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무더기로 선보인다. 특히 기아는 가성비를 앞세운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도 숨기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말 스페인 타라고나의 타라코 아레나에서 ‘2025 기아 EV데이’를 개최하고, EV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신차 2종과 콘셉트카 1종을 선보인다. 기아는 이번에 공개되는 ▲전기 세단 EV4 ▲목적기반차량(PBV) PV5 ▲콘셉트 EV2 등 전기차 3종을 통해 EV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자신했다.
공개되는 신차 가운데 주목할 모델은 '콘셉트 EV2'다. 최근 티저영상으로 공개된 콘셉트 EV2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크기가 비슷한 소형차로 보인다. 기아 측은 “콘셉트 EV2는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스타일의 다재다능한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도심형 라이프와 아웃도어 라이프에 모두 적합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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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이번 콘셉트 EV2가 소형차 판매가 많은 유럽시장을 공략할 전략 차종일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는 이미 국내외에서 엔트리급 전기차 EV3의 흥행을 경험했다. EV3는 국내에서 전기차 보조금까지 더할 경우, 3000만원 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EV3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EV2는 기아의 엔트리급 전기차 라인업을 더 강화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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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도 지난 13일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2027년 선보일 엔트리급 전기차 디자인을 공개하고 브랜드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강자로 군림해 온 폭스바겐은 전기차 시대에 돌입하면서 미국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밀리며 입지가 다소 약화됐다. 이에 폭스바겐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보일 전략 모델로 ‘엔트리급 전기차’를 선택했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미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고, 우리는 전력을 다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모든 고객에게 매력적인 e-모빌리티(전기차)를 소개하는 것이 폭스바겐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날 미래 엔트리급 전기차 디자인도 최초로 공개했다. 새로운 엔트리급 콘셉트카는 다음달 초 공개되며 양산모델은 2027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본가격은 약 2만유로(한화 2990만원)로 책정됐다. 이 모델은 유럽에서 생산되며,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효율성을 갖춘 모델을 목표로 한다. 폭스바겐은 2019년 ID.패밀리 출시 후 이미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구축했다며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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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볼보자동차 역시 국내 시장에서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포문을 열었다. 볼보차코리아는 이달 초 소형 전기 SUV인 ‘EX30’을 국내에 출시했다. 볼보차코리아는 EV30의 국내 출시를 결정하면서 가격 책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EX30의 상품성은 이미 유럽 시장 등에서 검증된 만큼, 국내 흥행의 관건은 ‘가격’이라고 봤다.
실제 볼보차코리아는 EX30의 국내 출시가격을 전 세계에서 최저가 수준으로 결정했다. EV30은 국내에 ‘코어·울트라’ 2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코어 트림은 기존보다 190만원 낮춘 4755만원, 울트라 트림은 333만원 낮춘 5183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대표는 “최근 국내 경기 불확실성과 전기차 캐즘을 고려해 지난 1년간 본사를 설득해 가격을 결정했다”며 “7000만원대 중후반에 판매되는 스웨덴, 영국, 독일 등의 국가와 비교해 한국은 판매가격을 2000만원 이상 낮춰 글로벌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 갈수록 저렴해지는 전기차, 그 이유는?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계들이 출시전부터 가격을 앞다퉈 인하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성장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변화를 불러왔다고 해석한다. 최근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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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BYD는 한국 승용차 시장에도 진출을 공식화했다. BYD코리아는 지난달 대대적인 출범행사를 열고, 제품 상품성과 서비스, 브랜드 경험을 통해 국내 시장에 안착하겠다고 공언했다. BYD코리아가 출범식에서 강조한 부분 역시 ‘가격’이었다. 올해 1월 15일 출시된 BYD의 아토3의 가격은 3150만원부터 시작한다. 상위트림인 ‘아토3 플러스’도 333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국가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할 경우, 2000만원 후반대의 실구매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대표는 “아토3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가격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출범 행사 전날 밤까지도 본사와 협의를 이어간 후 최종 결정했다”며 “보다 많은 한국 고객이 BYD 차량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른 출시 국가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 엔트리급 전기차, 캐즘 끝낼 수 있을까
학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국내에서 완전히 정착되진 않았지만, 엔트리급 전기차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전기차 캐즘 극복의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최근 테슬라, 기아 등이 품질을 뒷받침하면서도 저렴한 중저가 모델을 출시하고 있고, 관련 시장도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전기차 캐즘은 2027년 정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캐즘도 1~2년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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