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비도 반한 '맵단'...스와이시 열풍에 올라탄 K-푸드

경제·산업 입력 2025-11-21 08:00:03 수정 2025-11-21 08:00:03 이채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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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삼양·롯데웰푸드까지…떠오르는 '스와이시' 트렌드 
핫허니 소스·스낵 신제품…美 시장 ‘스와이시’가 대세
스와이시 트렌드 속 K-고추장 '주목'
"글로벌한 맛 기준"…한국 장류 현지화 전략 부상

지난 4일 농심은 '스와이시' 트렌드를 반영해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출시했다. [사진=농심]



[서울경제TV=이채우 인턴기자] 최근 국내 식품업계는 ‘단짠’을 뒤이어 ‘맵단’을 의미하는 ‘스와이시’ 트렌드에 올라타고 있다. 스와이시는 단맛(Sweet)과 매운맛(Spicy)을 결합한 신조어로 농심, 삼양, 롯데웰푸드 등 식품기업들 사이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지정하는 등 스와이시 트렌드를 겨냥한 시도가 활발하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이미 한 발 앞서 미국에서 확산된 스와이시 열풍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 속 스와이시 맛을 구현하는 재료로 최근 한국 전통 장류인 고추장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퓨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고추장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현지 셰프·유통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 현지화 전략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이 출원한 '스와이시' [사진=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



▲ 농심·삼양·롯데웰푸드까지…떠오르는 '스와이시' 트렌드 

20일 업계에 따르면, 요즘 한국 식품 시장에서는 핵심 키워드로 ‘스와이시’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 농심은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새롭게 출시한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김치볶음면은 2026년 글로벌 주력 제품으로 ‘스와이시’ 트렌드를 반영해 외국인에게 친숙한 단맛과 한국식 매콤달콤한 맛을 조화롭게 구현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고피자 역시 지난달 'K-스와이시 시리즈'를 출시했다. 매운맛에 달콤함을 더해 K-푸드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매콤달콤한 맛을 피자에 녹여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들은 선제적으로 ‘스와이시’ 관련 상표권을 지정하는 모습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7월 ‘스와이시’와 불닭 스와이시의 영문명인 ‘Buldak Swicy’과 분홍색·노란색·파란색을 무지개 형태로 덧댄 ‘스와이시’ 로고를 상표로 출원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최근 자사 대표 스낵 브랜드 '꼬깔콘'을 보호하기 위해 '스와이시(Swicy) 꼬깔콘'을 상표권으로 등록했다.


유튜브에 'hot honey'를 검색하면 레시피를 소개하는 영상들이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 핫허니 소스·스낵 신제품…美 시장 ‘스와이시’가 대세

국내 식품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 식품 시장에 ‘스와이시’가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식품 시장에서 스와이시가 빠르게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도 같은 흐름이 번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의 향료 공급업체 루빅스 푸드(Rubix Foods)의 보고서에 따르면, Gen Z의 78%는 매운 음식과 맛을 좋아하거나 좋아한다고 답했다. 달콤하고 매운 맛의 조합에 관해서는 45%가 이러한 맛을 선호하며, 23%는 자주 소비한다고 응답했다. 

이미 ‘스와이시’ 조합은 미국 내 신제품 라인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스낵 브랜드 레이즈는 '스위트 앤 스파이시 허니 감자칩'을 출시하며 단맛과 매운맛의 조화를 적극적으로 내세웠고, 대형 마트 트레이더 조도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며 ‘핫 허니 팝콘’을 한정 판매했다. 

특히 달콤한 꿀에 매운 고추를 더한 매콤달콤한 소스 ‘핫 허니’(hot honey)의 인기는 미국 내 스와이시 열풍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미국 내 약 3만개 리테일 매장과 3000개 식당에 유통망을 확보하며 스와이시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마이크 핫허니(Mike’s Hot Honey)’는 지난해에는 연매출 4000만달러(한화 약 550억원)를 달성했다. 2019년 아마존 핫소스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이후 아마존 소스 카테고리 TOP3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유명 팝스타 카디비가 즐겨 먹는다며 SNS에 소개한 핫도그와 떡볶이 이미지. [사진=카디비 인스타그램]



▲ 스와이시 트렌드 속 K-고추장 '주목'

이러한 흐름 속 한국의 고추장과 고추장을 활용한 스와이시 식품이 이 인기에 힘입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 아크는 글로벌 고추장 시장 규모가 2024년부터 연평균 6.5%씩 성장해 2030년에 약 9억830만 달러(한화 약 1조 27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미의 2030년 고추장 시장점유율은 16%로 아태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틱톡(TikTok)에서는 고추장을 활용한 레시피가 수백 건 이상 공유되며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유명 팝스타 카디비는 소문난 K푸드 애호가다. 특히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소떡소떡, 떡볶이 등 매콤달콤한 K푸드를 즐기는 모습을 여러 차례 비췄다.

그리고 이 같은 인기는 미국 내 브랜드들의 메뉴 개발로도 이어졌다.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은 고추장 치킨쉑을 한국에 한정 출시한 이듬해, 미국과 영국에서도 잇따라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낵 브랜드 캐틀칩은 뉴욕 유명 셰프 에릭 최(Eric Choi)와 협업해 ‘스위트 앤 스파이시 고추장 칩’을 선보였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달콤한 요소를 접목해 프리미엄 퓨전 감각을 살려 스와이시의 스낵화 트렌드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아마존에서 판매중인 청정원의 순창 고추장. 11월 기준 아마존 사이트 내 '아시아 칠리 페이스트' 카테고리 내 1위를 차지했다. [사진=아마존 캡처]



▲ "글로벌한 맛 기준"…한국 장류 현지화 전략 부상

지난 4월 포브스는 보고서에서 “글로벌한 맛(Borderless Cuisine)이 미래 요리 트렌드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식품·외식 산업은 특히 글로벌 퓨전 메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특성이 강해 한국 장류 기반 소스가 다양한 요리에 적용될 수 있는 확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분석.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 시 ‘한국 전통의 맛’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셰프·유통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고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 및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dlcodn12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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