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보완자본 한도 소진…자본규제 강화에 '자본 질' 높이기 과제
금융·증권
입력 2025-03-16 08:00:10
수정 2025-03-16 14:28:58
김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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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 분주…올 1분기 이미 2조원 넘겨
자본성증권 발행 한도 소진한 중소형사들…배당 여력도 축소
킥스 권고치 완화됐지만…기본자본 킥스 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
당국 "보험사 자본의 질 높여야"…올 상반기 규제 수준 확정
'킥스 긴급처방' 하던 보험사 '울상'…올해 킥스 관리 쉽지 않아

보험사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건전성 지표인 킥스는 오히려 급락하면서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보완자본 마련에 열을 올린 것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7조50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올해 1분기에는 이미 2조원을 넘어섰다.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조정 등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영향으로 킥스가 하락하자 보험사들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 릴레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작년부터 확대된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보험사는 규제 강화로 인한 킥스 비율 방어를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킥스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가용자본은 보통주와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 기본자본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해약환급금 부족분 상당액 중 해약환급금준비금 상당액 초과분 등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보험사들이 킥스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로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 것이다. 이에 보험법상 차입 한도를 고려하면 자본성증권 추가 발행 여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들은 이미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농협손해보험도 한도가 대부분 소진됐다.
올해도 이어지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킥스 하락이 예견돼 있지만, 일부 중소형사는 한도 문제로 추가 발행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무배당을 선언한 상태다.
국내 상장 보험사 11곳(삼성생명·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코리안리) 중 지난해 결산에서 배당을 실시한 곳은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보·코리안리 등 단 4곳에 그쳤다.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는 각각 3년, 5년 만에 재개했던 배당을 중단했고, 2002년 회계연도부터 2023년까지 20년 넘게 연속 배당을 실시한 현대해상도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배당을 결정하지 않은 다른 보험사들도 무배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킥스 악화로 법적 준비금이 늘어난 탓에 배당 여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업계는 킥스 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킥스 규제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공개했다.
당국은 킥스 권고 비율인 '150%룰'을 24년만에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보험사에도 은행처럼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제거한 기본자본에 초점을 둔 비율 규제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하고, 공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기본자금 킥스 비율이 경영실태평가 하위 종목으로만 활용돼 보험사 자본의 질이 나빠졌다고 봤다. 실제로 새 회계제도 시행으로 킥스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 만에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12.5%p 떨어진 132.6%로 나타났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7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 발행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자부담, 수익성 이슈와 함께 자본의 질이 악화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국은 킥스 비율 권고치와 기본자본 킥스 규제 수준을 올 상반기 중 확정하고 연말 결산 시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기본자본 킥스 규제 도입으로 자본건전성 규제가 더욱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킥스 긴급처방'을 해온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itsdoha.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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