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역대 최다 속 ‘매출 반토막’…출구 없는 면세업계
경제·산업
입력 2025-03-15 08:00:07
수정 2025-03-15 08:00:07
이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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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면세점 매출 전년比 40%↓
줄여나가는 다이궁 의존도…매출 감소
고급 소비층 유인·경영 효율화 등 박차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국내 면세점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의 보따리상(다이궁) 규제 강화,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15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달보다 24% 줄어든 95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0%나 감소했는데, 원인으로 중국 다이궁(보따리상)들과의 거래 축소가 꼽힌다. 다이궁은 면세점 업계의 가장 큰 고객층이었지만, 면세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 강화를 위해 다이궁 의존도를 줄이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면세점들은 다이궁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다이궁 유치를 둘러싼 출혈 경쟁으로 송객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올랐고, 결국 팔아도 남는 것은 없는 구조가 됐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다이궁과의 거래를 지난 1월 중단했고, 다른 면세업체도 수수료를 내리는 방식으로 보따리상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는 형상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면세점 이용률이 떨어진 원인도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조차 면세점에서의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대 초반을 기록하며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가 명품 시장을 주도하던 MZ세대조차 소비를 줄이며 ‘가성비’를 따지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면세점에서 고가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층도 감소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단독 브랜드 유치와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인천공항 2터미널 최초로 루이비통 매장을 오픈했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였이며 객단가가 높은 고급 소비층을 유인하고 있다. 현대면세점 또한 기존 루이비통, 샤넬, 구찌에 더해 지난해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새롭게 열었고, 시내면세점에는 젊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K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면세점을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사전 주문 시스템을 확대하고, 글로벌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면세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효율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8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명동점과 잠실 월드타워점, 부산 서면점, 제주 시티호텔점 등의 4곳의 시내면세점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1월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시내면세점인 부산점 철수를 결정했고, 현대면세점 서울 동대문점의 경우에도 현재 철수설이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면세점 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과 경기침체로 여행 트렌드도 바뀌었고, 국내 소비 위축 상황 역시 정부의 정책 변화 없이는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광객들이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 다이소 등 저가 유통 채널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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