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EU도 철강 장벽 강화…韓 수출길 더 좁아진다

경제·산업 입력 2025-10-08 08:54:23 수정 2025-10-08 08:54:23 이혜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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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세주르네 유럽연합(EU) 번영·산업 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 [사진=뉴스1]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대폭 축소하고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기로 하면서, 한국 철강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EU가 본격적으로 무역장벽을 강화하기 전에 한국의 우려를 EU 측에 전달하고, 철강 업계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U는 7일(현지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저율관세할당(TRQ·Tariff Rate Quota) 제도 도입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EU가 공개한 TRQ 초안에 따르면 EU의 철강 수입 쿼터 총량은 기존 세이프가드에 따라 지난해 설정된 연간 3053만t 대비 47% 줄어든 1830만t 수준으로 축소된다. 또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로 인상된다.

아울러 ‘조강국’ 기준이 새로 도입돼, 모든 수입 철강재에 조강국 증빙 의무가 부여된다.

신규 TRQ 조치는 EU의 일반 입법 절차를 거쳐 내년 6월 말 기존 세이프가드 조치 만료 시점에 맞춰 회원국 투표를 통해 시행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아직 EU가 국가별 쿼터 물량을 공개하지 않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지만, 쿼터 총량을 47% 줄이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한국의 대(對)EU 철강 수출에도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 수출(MTI 61 기준)은 44억8000만 달러(약 6조3000억 원)로,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5000만 달러)과 1·2위를 다투는 규모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이 수입 철강 제품의 무관세 쿼터(한국 263만t)를 폐지하고,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등 무역장벽을 강화한 상황에서 EU까지 유사한 조치를 예고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에 이중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철강 수출은 미국 ‘관세 폭탄’이 본격화한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한 데 이어, 6월 -8.2% → 7월 -3.0% → 8월 -15.4%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EU가 무관세 쿼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관세율을 50%로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시행할 경우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EU가 국가별 물량 배분 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산업부는 EU와의 양자 협의를 통해 한국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직접 만나 한국 측 입장과 우려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주 중 문신학 산업부 차관이 철강 수출 현장을 방문해 업계 애로를 청취하고, 오는 10일에는 산업공급망정책관 주재로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어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 마련 등 EU TRQ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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