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20대 직원 과로사…현장선 여전히 "오픈런”
경제·산업
입력 2025-11-01 08:00:05
수정 2025-11-01 08:00:05
오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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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오동건 인턴기자]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주 80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노동 끝에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당 등 시민단체가 과로사 가능성을 주장하며 진상 규명과 근로감독을 촉구하고 나섰다. 회사 측은 일부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고,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검토 중이다.
◇“주 80시간 근무”…5년간 1000명 과로사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산업재해 사망 승인을 받은 노동자는 총 1059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질환에는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이 포함되며, 장시간 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 고강도 노동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도별로는 2021년 289명, 2022년 222명, 2023년 186명, 2024년 214명이며, 올해는 8월까지 148명이 산재사망으로 승인됐다. 같은 기간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 신청은 9839건에 달했고, 이 중 3345건이 승인됐다.
근로시간이 장시간에 이른 구체적 사례도 보고됐다. 지난해 숨진 노동자 A씨는 발병 전 주 85시간 넘게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고, 다른 노동자 B씨 역시 발병 직전 한 주 80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학영 의원은 “주 52시간제가 도입됐지만 과도한 노동 강도와 야간 근로가 여전하다”라며 “과로사가 의심되는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근로감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런베뮤에서 숨진 20대 직원 역시 비슷한 환경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작년 5월 입사해 주 58~80시간 근무했고, 사망 직전 일주일 동안 80시간 가까이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 “추모 현수막 뒤로 대기줄”…논란 속 영업 지속
지난 27일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은 평소와 다름없이 관광객으로 붐볐다. 식사 손님과 포장 대기 인원을 합쳐 약 50명이 매장 앞에서 줄을 서 있었으며, 건물 맞은편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검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장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라며 “일본은 법으로 노동시간이 정해져 있어 과로사가 거의 없다. 한국에는 근로시간 제한이 없느냐”라고 말했다. 다른 관광 가이드는 “외국인들은 이 사안을 현지 뉴스에서 접하더라도 타국의 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국내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 방문객은 “사건 전에 예약한 일정이라 오긴 했지만, 청년의 죽음은 안타깝다”라며 “양측 입장이 다르니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 쪼개기 계약 정황…노동계 “감독 필요”
지난 30일, 정의당은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런베뮤가 청년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장시간 노동 구조가 만연하다”라며 “사망한 노동자의 실제 근무시간 자료를 회사가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최미숙 정의당 비상구 노무사는 “고인의 근무 기간은 총 14개월이지만, 3개월 수습을 포함해 3·4·7개월 단위로 나눠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이른바 쪼개기 계약 형태로 법 위반 소지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열악한 계약 구조가 근로자의 노동권을 침해하고, 과로를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라며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 LBM 측은 “고인의 사망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면서도 “주 80시간 근무 등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는 유족 측 과로사 주장과 관련해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대한 근로감독 착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oh199820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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