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소재 국산화율 50% '제자리'…"日 특허·진입장벽 못넘어"

경제·산업 입력 2019-07-03 09:08:26 수정 2019-07-03 09:08:26 이보경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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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서울경제DB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공식화된 가운데 국내 산업계가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해 국산화를 사실상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추정한 2017년 기준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율은 50.3%인데, 올해도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2월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을 2022년 7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5년간 총 2조원 규모의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소재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IBK경제연구소가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고사양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보다 앞선 기술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기술개발이 전제돼야 하는데, 일본 기술을 따라가려면 연구개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중견·대기업 외에 손을 대기 힘들고, 기술 개발이 되더라도 일본이 등록해둔 특허를 회피하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장비의 경우 일부 교체가 가능하지만, 소재 업체를 바꾸면 생산라인을 새로 깔다시피 해야 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의 강력한 의지가 없이는 국산화가 힘들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이번에 일본이 수출 규제를 공식화한 반도체 소재 포토리지스트(PR)와 고순도불화수소(HF) 또한 국산화율이 매우 낮거나 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도체에 회로를 입히는 '노광' 공정에서 사용되는 PR은 웨이퍼에 여러 층으로 발라주게 되는데, 그중 핵심층의 경우 100%가 일본산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국내 PR 생산업체 관계자는 "반도체는 기술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PR은 한국이 후발주자"라면서 "미세 회로 쪽은 양도 많지 않고 일본과 미국 회사들이 점령하고 있어 신규 기술에 투자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PR 업체 관계자도 "기술적 차이가 있겠지만 일본 PR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 없는 건 사실"이라면서 "현재 기술개발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HF 일부 품목의 경우 작년 모 업체의 신규 증설을 통해 연내에 생산량이 추가로 확보될 예정이어서 국산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건식 세정에 쓰이는 HF는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같은 HF라고 해도 공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일본이 생산하는 HF를 생산하려면 신사업에 투자하는 만큼이 비용이 들어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국산화는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기준 국산화율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부는 핵심소재·장비·부품 공급 안정성과 기술 역량 확충 등을 위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보경기자 lbk5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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