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부양책 ‘약발’ 먹히지 않는 美증시…원인은 ‘회사채’

증권·금융 입력 2020-03-19 15:40:02 수정 2020-03-19 15:40:02 배요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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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 선언과 양적완화(QE), 기업어음(CP) 매입 등 대규모 부양책 발표에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 증시의 폭락 원인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부터 촉발된 하이일드 회사채 위험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실물경기에서 발생된 회사채 위험이 은행시스템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현실화 될 경우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은 연준의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사태 당시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리먼 사태로 2008년 9월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2008년 12월 정책금리를 제로금리까지 낮췄지만, 미국 증시는 2009년 3월까지 하락한 경험이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당시 주가 하락은 연준이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마무리됐다”면서 “즉 2008년 12월 당시 버냉키 의장이 모기지 채권 5000억 달러와 Agency securities 1,000억달러 매입을 골자로 하는 양적완화를 선언하고 나서, 2009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 시작한 이후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당시 주가는 모기지-국채 스프레드에 철저하게 연동되고 있었는데, 연준의 MBS 매입으로 이 스프레드가 축소(모기지 시장 안정)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이런 관점에서 미 연준이 기업어음(CP) 매입까지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제대로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약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연준의 발표 이후에도 레버리지론을 구성하고 있는 B등급 채권 약세가 지속되고 있고, 에너지 섹터에 이어 비에너지 섹터 하이일드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회사채 시장이 더 악화될 경우 미국 정부가 TARP(7000억 달러)와 같은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이 안정을 찾으려면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감염자 증가속도 진정 △미국 정부의 회사채 시장에 대한 대응책 발표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가 중요하다”며 “시기적으로 이달 후반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회사채 발행 잔액 규모는 약 10조 달러(하이일드채권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에너지 섹터 비중은 12%에 달하는데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에너지관련 기업 스프레드는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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