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라이브포럼]성큼 다가온 수축경제, 스마트공장 도입 등 대책 서둘러야
1960년대 초 명목 기준 1인당 GDP가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던 한국경제가 90년대 중반에는 1만달러를 넘어서더니, 10년이 지난 2005년 경에는 2만달러를, 그리고 2017년에는 3만달러를 넘었다. 경이로운 성장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2차 대전 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국가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거의 유일한 국가로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고속으로 성장하던 한국경제도 이제는 달라져 성장률이 2000년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00년 이후 한국경제의 GDP 성장률은 2001∼2005년 연평균 5.0%에서 2006∼2010년 4.3%, 2011∼2015년 3.1%, 2016∼2019년 2.9%로 하락하고 있고, 잠재성장률 역시 2001∼2005년 4.7%에서 2011~2015년 3.2%, 2016∼2019년 3.0%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문제다.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15년 1.24명에서 2018년에는 0.98명으로 떨어졌고, 2015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62만 4천 명으로 전체인구의 13.1%에 이르며, 2025년에는 전체인구의 20%에 이르는 초고령사회로 돌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고령화로 2018년에는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생산가능 인구가 전년 대비 6만3,000명 줄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65세 이상으로 생산가능 인구에서 빠지는 2019년부터는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져 소위 ‘인구절벽’ 현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수축경제'란 단어가 아직 학문적으로 정립된 용어는 아니지만, 인구절벽과 저성장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정착되는 경제라고 보면, 한국경제도 이제 수축경제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축경제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부양비(생산가능 인구 100명당 부양할 유소년 및 고령 인구의 수)가 늘어나 연금 수급의 차질, 복지비용 증대에 따른 조세 부담의 증가 등 팽창경제에서 설계된 다양한 제도의 정상적 운용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수축경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는 경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팽창경제에서 형성된 경제적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형성되어온 인식의 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어렵다. 인식의 틀을 바꾼다고 해도 예전의 틀에서 고착된 행동 양식이나 경제 운용방식을 바꾸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연금개혁 과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면 더더욱 어렵다.
수축경제로의 진입을 목전에 둔 지금으로서는 변화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장치를 통해 무리 없이 수축경제로 이행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별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육아 친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한 다양한 정책이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민정책의 전면적인 개편도 바로 이러한 완충장치의 하나라 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나타나는 신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성장률의 저하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시행하는 스마트공장 사업도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정책이다. 스마트 제조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제조 활동 전반에 걸쳐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활용함으로써 가치사슬 간의 연계성과 통합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가치사슬 전반을 상향 이동시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정책도 매우 중요한 완충장치라 할 수 있다. 2019년 수도권의 인구가 50%를 넘었다. 수도권 과밀은 이제 집적의 불경제를 일으켜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에 해를 끼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그리고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주거비의 급격한 상승 때문에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린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 저출산·고령화의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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