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월드부지 등 ‘생활숙박시설’ 개발 열풍 부는 부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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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설석용기자] 최근 부산 수영구 민락동 옛 미월드 부지 시행사가 생활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구에 경관심의를 신청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동구 초량동 북항 재개발 1단계 D-3부지(상업지구)에 생활숙박시설의 건축 허가를 승인했다. 지하 5층 지상 59층 1개동에 1221실의 생활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달 말 준공이 완료된 해운대구 엘시티에서도 561실의 생활숙박시설이 대부분 입주했거나 숙박용으로 위탁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 분양된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800실)'는 평균 10.4대 1, 최고 18.2대 1의 청역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에서 흔히 ‘레지던스’ 또는 ‘레지던스 호텔’이라 불리는 생활숙박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에 대한 부동산시장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은 건축법에서 정한 숙박시설로 상업·업무지구 등에 조성 가능하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에 의해 취사와 세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주거시설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본래 장기 체류형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다. 별도의 제한 규정이 없다면 사업자 등록을 하거나 위탁운영을 통해 장기 숙박시설(호텔)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일반 호텔과 달리 개별 등기가 가능하고, 고급 레지던스는 자산계층의 세컨드하우스나 법인의 영빈관으로 이용될 만큼 평면설계가 일반 호텔보다 우수하다.
다만, 아파트에 비해 4배 이상 비싼 취득세와 낮은 전용율, 협소한 주차 공간, 주거지구가 아니라서 학교와 공원이 부재하는 등 취약점 때문에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시설이 될 수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개발사업자들은 아파트에 비해 더 많은 규제를 받는 생활숙박시설의 상품성을 확보하기위해 각 실 인테리어, 부대시설 및 관리서비스의 고급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투자를 많이 하는 추세다.
옛 미월드 부지에 생활숙박시설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시행사 티아이부산㈜의 한 관계자는 “생활숙박시설뿐만 아니라 축구장 크기의 1.4배가 넘는 연면적의 관광상업시설이 조성하고,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 등 문화공간과 민락공원 산책을 돕는 계단과 엘리베이터 등을 기부채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도, 일반적인 호텔도 아닌 생활숙박시설이 부동산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로,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을 꼽는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오피스텔과 달리 전매제한이 없는 것도 투자자들을 끄는 요인이다. 생활숙박시설은 아파트와 달리 주택법이 아니라 건축법이 적용되므로 주택시장 규제의 반사이익을 받는 것이다.
여기에 생활숙박시설만의 상품성이 꾸준히 개발된 점도 자산계층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한다.
보통 임대 또는 숙박용으로 사용이 쉽도록 생활에 필요한 가구·가전·집기를 대부분 구비하고, 발레파킹, 하우스 키핑 등 호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요즘 이른 바 젊은 부자, 즉 영 리치(Young rich) 계층이 늘어나면서 다 갖춰진 곳에서 오래 머물며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의 수요에 맞는 상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부터 크게 확산된 ‘레지던스’가 지금 우리나라에 확산되는 고급 생활숙박시설들이 벤치마킹하는 사례들이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조사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욕, 파리, 런던, 홍콩, 싱가포르, 도쿄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전문호텔업체가 관리 운영을 맡는 레지던스가 보편화되어 있다”며, “국내에서도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이런 추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월드 부지 시행사 티아이부산㈜의 관계자는 “고급 레지던스가 지어지면 인근 관광호텔들에게는 형태가 좀 다른 경쟁상대가 나타난 셈이고, 장기 체류 관광객 입장에서는 취사시설이 없는 기존의 관광호텔과는 다른, 선진적인 레지던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코로나사태로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적법하게 추진되는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행정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joaqu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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