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국감 통계보니…기은, 금융사고 1위·산은 59% 억대 연봉
[앵커]
올해 국정감사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은행권 국감의 경우 시작 전부터 CEO들의 출석이 대거 무산되면서 김빠진 국감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각 위원회별로 다양한 은행권의 지적사항들이 나오긴 했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금융부 정순영 기자와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내일 종합감사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은행권에 대한 다양한 통계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먼저 은행권에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죠. 은행권 실적은 최대치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의외네요.
[기자]
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영업이익은 3년 사이에 2배 이상인 7조8,775억원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고용의 질은 반대의 길로 가고 있는데요. 지난해 4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규직 수는 7만46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지만 비정규직 수는 같은 기간 7.9% 늘었습니다. KB국민은행의 정규직 수는 1만6,73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28.0% 늘었습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각각 정규직 4.1%, 0.7% 줄이고 비정규직은 각각 20.3%, 7.4% 더 채용됐습니다. NH농협은행은 정규직은 0.5% 늘고 비정규직은 3.8% 줄어 소폭 개선됐습니다.
[앵커]
시국도 시국인 만큼 실적도 좋은데 은행권이 공적인 책임감을 갖고 일자리 창출에 좀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금융위 산하 공기업들 직원들의 억대 연봉도 논란이 됐죠.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8개 금융공기업의 직원 36%가 억대연봉을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은행과 예탁결제원은 기관장 연봉이 4억원을 초과했고, 억대연봉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산업은행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 산하 8개 금융공기업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직원 중 36%에 해당하는 8,724명의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80%가 1억~1억5,000만원 사이, 19%가 1억5,000만~2억원 사이였습니다. 산업은행은 58.8%가 억대연봉을 받았고, 한국예탁결제원 51.9%, 신용보증기금 40.3%, 중소기업은행 33.3% 순이었습니다.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중소기업은행 임원진 평균연봉은 3억4,713만원으로 정규직 평균 연봉 대비 3.6배 많았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임원진이 2억3,909만원을 받아 정규직 평균보다 3.4배 이상이었습니다.
[앵커]
민간도 아니고 공기업들 임원들의 연봉이 참 어마어마하네요. 사회적 책임이 있는 공기업이니까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숫자들은 좀 시정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축은행들의 문제점도 지적이 많이 나왔어요. 부당행위로 의심되는 거래액만 12조원에 달한다고요.
[기자]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30곳에서 과거 부당거래로 의심된 거래액 규모만 11조 8,9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소송을 통해 전 임원들이 귀책 사유로 배상 판결을 받은 금액은 1,800억원에 달했습니다. 의심 거래액이 가장 많은 저축은행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부산저축은행으로 2조6,740억원입니다. 이어 제일저축은행이 약 1조5,380억원, 토마토저축은행이 1조4,950억원, 부산2저축은행 1조1,290억원 등 4개의 저축은행의 의심 부당거래액이 다 1조원을 넘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대출 부당취급 건이 약 3조5,770억원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저축은행들이 과거 PF대출을 제공했을 때 기업의 사업성 검토를 미흡하게 처리해 부실로 이어진 경웁니다. 회수가 완료된 대영저축은행을 제외한 30개 저축은행에 해당하는 특별계정 지원금은 27조300억원으로 아직도 14조1,800억원이 회수되지 못한 상탭니다.
[앵커]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런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였을 텐데요. 지원된 비용은 모쪼록 확실하게 회수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금융 공기업에서 여성 임원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요. 유리천장이 꽤 견고한가 보네요.
[기자]
금융 공기업 9곳 중 8곳에는 여성임원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2019년 기준 금융공기업 9개 기관의 고용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 여성근로자가 차지하는 평균비율은 39.5%였습니다. 평균 근속년수는 9.5년으로 남성에 비해 4.9년이 짧았습니다. 9개 기관 임원 총 56명 중 여성은 한국자산관리공사 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8개 공공기관은 여성임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3급 이상 고위직급 여성의 비율은 14.9%였으며 평균 근속년수도 남성에 비해 4.9년 짧았습니다. 남성대비 여성임금격차는 평균 71.3%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74.0%, 신용보증기금 75.0%, 금융감독원 76.0%, 서민금융진흥원 79.1% 순이었습니다. 남성대비 여성 임금격차가 나는 것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근속년수가 짧고 고위직 비율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한국주택금융공사 6.5년으로 가장 짧고, 중소기업은행이 12.8년으로 가장 길었습니다.
[앵커]
능력있는 여성들이 많은데 고위직급일수록 능력이 저평가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내년엔 좀 개선된 숫자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봐야겠네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금융사 임직원들의 금융사고가 가장 많았다고요.
[기자]
국책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던 통곕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국내은행의 금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21건, 31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누적 기준으로는 총 185건의 금융사고로 총 4,792억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금융사고 금액 기준으로 보면 기업은행 1,337억원, 산업은행 1,297억원으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습니다. 농협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신한은행 각 27건, 하나은행 23건, 농협은행 19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은행 내부 감사시스템을 통해 적발된 금융사고는 5년간 평균 32%였습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금융사고 내부 적발률은 각각 40%와 33%로 평균 기준에 머물렀습니다.
[앵커]
외부감사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지 은행들의 내부감사 기능에 대한 점검도 확실히 이뤄져야겠네요. 은행들의 채용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어요. 아직도 근무 중인 부정 채용자들이 많다고요.
[기자]
배진교 의원이 분석한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재판기록에 따르면,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유죄로 인용된 부정채용자 61명 중 상당수가 아직 시중은행에 근무 중이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전 국가정보원 처장의 딸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조카가 지점 계장으로 근무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부정채용자가 총 19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신한은행 인사부서는 경영진의 추천 명단을 별도로 관리해 전 금융지주 최고경영진 관련자, 지방 언론사 주주의 자녀 등으로 표기된 지원자들이 최하위권 등급을 받고도 최종 합격했습니다. 부정채용자 중 18명이 아직 근무 중이라고 합니다. 국민은행은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에서 가장 많은 368건의 사례가 적발됐고, 하나은행은 239건의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우리은행이 먼저 채용 취소와 관련해 법률적 검토 절차에 들어갔지만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은행들도 아직 채용 취소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적발된 것만 이 정도이지 보이지 않는 부정채용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면 답답해지네요. 국감 때만 시끄러울게 아니라 금융당국에서 은행들의 비리는 확실하게 단속을 좀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binia96@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경기 이천시, ‘경기형 과학고’ 예비 1차 합격
- 2대형 SUV 신차 출시 ‘봇물’…車 트렌드 바뀔까
- 3탄핵정국 속 농협금융·은행 인사 고심…수장 교체 가능성
- 4후판가격 협상 해 넘어가나…3개월째 ‘공회전’
- 5LG전자 조주완 “위기는 위험과 기회…최악 상황 대비"
- 6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 美 FDA 허가 획득
- 7“고물가에 사전예약 증가”…유통가, 설 채비 ‘분주’
- 8건설현장 30%는 외국인…“AI로 소통장벽 허물어요”
- 9새해에도 먹거리 부담…이온음료·커피·우유 가격 오른다
- 10당근책 잃은 밸류업…일제히 '파란불'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