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고삐 풀린 밥상물가…"장보기 무섭다"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앵커]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등 ‘밥상물가’가 크게 오르며 장을 보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정부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은 분위깁니다. 경제산업부 문다애 기자와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문 기자.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걱정인 분들 많습니다. 어느정도 상황입니까?
[기자]
최근 가공식품 품목 대부분이 오른 가운데 외식 물가도 상승하는 등 ‘밥상물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밥상물가는 한 번 오르면 잘 내리지 않아 체감 물가로 직결되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5.4%인데요. 이는 2008년 8월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올해 2월 3% 후반 수준에서 석 달 만에 5%대로 오른 겁니다.
구체적으로 농축수산물이 작년 보다 4.2% 올랐습니다. 특히 닭고기(16.1%)와 돼지고기(20.7%), 수입쇠고기(27.9%) 등 축산물이 12.1%나 뛰었습니다.
가공식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공식품 지수(109.19)는 7.6% 오르며 201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국수(33.2%)와 밀가루(26.0%), 식용유(22.7%) 등이 크게 올랐고요. 가공식품 73개 중 69개가 가격이 올랐고, 22개 품목이 10% 이상 급등했습니다.
외식 물가도 7.4% 올랐습니다. 1998년 3월(7.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인데요. 갈비탕과 치킨, 생선회, 자장면 등은 10% 이상 올랐고요. 전체 39개 품목 중 31개 품목 가격이 전체 소비자물가(5.4%)보다 더 올랐습니다.
특히 밥상물가 상승률은 과거 급등기보다도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가공식품 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지난해 말 대비 4.4%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올랐던 2011년 4월 상승률(2.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인데요. 외식 물가 역시 10개월간 누적 상승률은 지난달(6.8%)이 2011년 6월(4.3%)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이는 식량 부족과 원자재 폭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푸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는데다, 이상 기후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한은은 “특히 식량 가격 급등이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지고 상관관계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물가 고공행진에 유통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죠. 분위기 전해주시죠.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유통업계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물가 안정 행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유통 채널 확보로 최종의 가격 방어선으로의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인데요.
홈플러스는 국내산 돈육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수입산 돈육의 물량을 68% 추가 확보해, 상반기 양질의 수입 돈육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선보였고요. 롯데마트도 이달과 다음달 물가 안정 기획전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합니다.
여기에 대형마트들은 양파, 감자, 당근 등 주요 농산물의 낱개 판매를 확대 시행하는데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GS더프레시 등 5개 대형마트가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전국적으로 확대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마트가 협력한 결과입니다. 앞으로 대형마트는 무포장·낱개 형태로 판매 가능한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확대할 방침입니다.
[앵커]
물가 상승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면서요?
[기자]
소비 패턴도 바뀌고 습니다. 먼저 대형마트에서는 소포장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달 들어(1∼15일) 홈플러스의 수산물 중 소포장 상품의 매출 비중은 지난 1월과 비교해 20배나 뛰었습니다. 축산물과 채소류 소포장 상품 매출 비중도 각각 320%와 120% 올랐는데요.
편의점에서는 구독 쿠폰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월 구독료를 내면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대표적으로 CU의 지난달 구독 쿠폰 사용량은 지난해 보다 68.9% 늘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반품이나 흠집 등으로 가격을 낮춘 제품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티몬은 반품이나 미세 흠집, 판매기한 임박 등으로 정상가에 판매하지 못하는 상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알뜰쇼핑’ 지난달 매출이 전달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밥상 물가와 밀접한 식품 매출이 307% 늘었습니다.
[앵커]
밥상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죠. 어떤 대책들이 있나요?
[기자]
네.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으로 물가 잡기에 나섰습니다. 가격·수급불안의 우려가 있는 돼지고기와 밀가루, 식용유 등 13개 수입품목에 대해 붙던 관세를 없애는 건데요. 정부는 오늘(22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했습니다. 커피와 가공식품의 부가가치세 면제에도 나섭니다.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 가격 안정 방안도 검토합니다. 여름철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확대하는 등 수급 안정화를 위한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전망도 짚어보겠습니다. 한은이 전망을 내놨죠. 어떤가요?
[기자]
밥상 물가 상승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비료값과 곡물가격 및 유가가 폭등하고 있는데다, 가뭄까지 겹쳤고, 식량 가격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어제(21일) 올 하반기 식량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한국은행은 “식량 급등기에 가공식품 가격으로의 파급 시차가 단축되고 상관관계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에 비춰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중 오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과 남미 등 곡물 주산지의 이상기후로 작황 부진에 대한 우려도 커졌고, 수입 비중이 큰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에 달러 강세까지 반영돼 가격 상승폭은 더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은은 “이는 식량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물가에 파급돼 올해 하반기 중 물가 상방 압력을 더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이런 상승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문다애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dalove@sedaily.com
[영상편집 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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