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멈춘 인터넷은행, '돌파구' 찾기 분주
[서울경제TV=김미현기자]
[앵커]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금리인상기와 맞물려 큰 이익을 냈는데요. 올해도 잇따른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수익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금융부 김미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 인터넷은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2020년까지 분기 대출 성장률이 평균 10%에 달했던 인터넷은행들은 고성장세가 잠시 주춤한 상황입니다. 최근엔 1~2% 내외의 분기대출 성장률을 유지하는 시중은행과 그 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요.
이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억제 정책과 함께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라는 브레이크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당초 설립 취지와 무색하게 3곳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목표치에 맞추지 못하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이들을 대상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했는데요.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20.8% 수준의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를 올해 말 25%로 끌어올렸으며, 케이뱅크가 25 %, 토스뱅크가 42%로 목표치를 잡았습니다.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 위주로 나서면서 고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입니다.
[앵커]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 악화도 우려가 되겠는데요.
[기자]
네. 지난 1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카카오뱅크는 19.9%, 케이뱅크 20%, 토스뱅크 31.4%로 전분기 대비 각각 2.9%, 3.6%, 7.5%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 비용으로 처리되는 대손비용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특히 현재같이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차주의 이자 부담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앵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는 이달 말 종료됩니다. 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은 다음달부터 1억 원으로 강화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중저신용자 신규 대출도 크게 늘리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실제 상환 능력을 갖춘 차주를 가려낼 수 있도록 은행들의 신용평가 시스템 역량이 매우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래서 인터넷은행들은 현재 자체적인 대안신용평가 모형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통장 이용 내역이나 가맹점 결제 등 여러 데이터로 상환 능력과 부실률 예측을 도출하는 모형을 개발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커머스 등에 쌓인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이용하고 있고 케이뱅크 역시 올 2월 쇼핑 패턴과 통신 데이터 등을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선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라면 인터넷은행은 다른 먹거리 찾는데도 집중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다른 대출 상품을 확장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출시 세 달 만에 4,000억원 대출이 이뤄졌으며 토스뱅크는 이를 기반으로 마이너스통장 등 개인사업자 관련 여신 상품을 넓히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개인사업자 상품을 내놨으며 카카오뱅크는 오는 4분기에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인상기와 코로나19 이후 개인사업자대출 시장이 얼어붙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대출 포트폴리오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은행 3곳의 포트폴리오의 차별화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시중은행도 마이데이터 사업 등 비대면 접근성이 높아진만큼 차별화된 상품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전문가들도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괄목한 외형성장을 이루긴 어렵다고 봤습니다. 이 부분은 전문가의 인터뷰로 확인하시죠.
[인터뷰] 전성인 /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올해는 아무래도 대출이 부실화되고 보수적으로 경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규모만 커지는 경쟁을 하기보단 자산의 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될 것이기 때문에 성장성 자체는 괄목하다고 보긴 어렵겠죠. "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금융부 김미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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