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이민 120년] “묘비 방치되고 파괴되고…정부가 나설 때”

[서울경제TV=김수빈기자]
[앵커]
하와이로 이주한 우리 선조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손을 보탰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아직도 찾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을 찾고,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수빈 기자입니다.
[기자]
인적이 드문 울창한 대나무 숲.
지금은 사유지로 바뀐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한 커피농장입니다.
구석진 공간 한편에 비석들이 일정하게 놓여있습니다.
한글로 쓰인 이 비석들의 연도를 따져보니 한인 이민 1세대들의 묘비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조선인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고 비석에 출생지까지 새겨 넣기도 했습니다.
하와이 빅 아일랜드 코나 지역의 도로 옆 기슭에도 민간 공동묘지가 덩그러니 있습니다.
총 70여기 정도 묘비 가운데 확인된 한인의 묘는 6기 가량.
이들 가운데는 이역만리 타지에서도 하루 일당 0.7달러 내외를 받는 상황 속에 안중근 의사의 구제 비용을 모금하며 고국의 독립을 간절히 염원하던 선조들도 있었습니다.
후손들이 마땅히 기억해야할 역사지만 선조들의 묘는 관리가 부실하거나 일부는 파손된 상황입니다.
곳곳에 꽃이 놓여있는 일본인, 중국인 등의 무덤과는 다르게 한인들의 무덤은 지진, 풍우 등으로 깨지고 넘어져 있는 것이 많습니다.
개발로 인해 사라지기도 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확인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마모되고 있는 겁니다.
다만, 추적이 어려운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면 후손들이 찾으러 오기가 힘들었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민 세대가 겪을 수밖에 없는 자연발생적인 현상이라는 겁니다.
[싱크] 문경희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일부러 방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더라구요. 3세대, 4세대들이 국제 결혼하고 한국어도 모르게 되고 그러면서, (조상의 비석 존재를) 모르는 거 같은 느낌인 거에요. 잊혀지고 방치됐다라는 표현은 굉장히 네거티브하게 들리는 거 같아서, 후손들에게 책임을 묻는 그런 느낌이…"
힘든 삶 속에서도 고국의 독립을 지원했던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의 비석인 만큼 민간에만 맡겨둘게 아니라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싱크] 김주용 창원대학교 박물관 학예실장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의 무덤이 방치되고 있는데 일단 우선 먼저 이분들의 무덤의 현황 파악을 하고, 차후에는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 현황 파악을 해서 검토해야 할 단계가 왔다. 이거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좀 더 노력을 해서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
하와이에서 고된 노동으로 번 돈을 기꺼이 고국의 독립에 보탰던 우리 선조들.
이들을 찾고 후대에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김수빈입니다. /kimsoup@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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